최초입력 2025.04.21 10:15:09
공포의 여행지로 전락한 필리핀 올 들어 2번째 한국인 총기사고 주필리핀 대사관 “5월여행 조심”
‘총기사고’로 악명높은 필리핀에 다시금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번에도 총기 사고다. 특히 최근 5년간 한국인을 노린 강력범죄가 3000건 이상 발생하면서, 여행객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마닐라 한복판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오토바이 총격사고에 이어 20일에도 필리핀 관광지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오토바이 강도가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교부는 20일 오후 필리핀 앙헬레스시 한인타운에서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오토바이 2인조 강도에게 습격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1명은 자신의 가방을 빼앗으려는 강도에게 저항하다가 총에 맞았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은 ‘총기 강도사건 급증 안전 공지’와 함께 특히 5월 여행 주의보를 내렸다.
대사관측은 “5월 필리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필리핀 내 치안이 몹시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총기휴대가 허용된 필리핀에서는 매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에 나가 안전불감증에 취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외교부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충격적이다. 최근 5년 동안 우리 국민 3000명 이상이 필리핀 현지에서 살인과 강도 등 강력 범죄에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통틀어도 중국, 일본 다음으로 피해가 많은 수준이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여행 가이드를 통해 아예 야간 시간대 외출을 금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총기 단속이 쉽지 않아서, 과도하게 저항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심지어 ‘강도 룰’도 있다. 가방 날치기 등 범죄 발생 때 과도하게 저항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냥 가방을 던져주라는 의미다.
필리핀관광청은 필리핀 특유의 ‘히야’ 문화에 대해 주의할 것도 권한다. 필리핀은 공개된 장소에서 창피를 주는 것은 금기시돼 있다. 보복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
필리핀 관광부 한국 사무소의 미온적인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데도 필리핀 관광부 한국 사무소는 공지사항에 어떤 범죄 내용도 띄워놓지 않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사관에서도 5월 총선을 앞두고 치안에 대해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할 정도인데, 관광을 책임지는 한국 사무소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