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대어' SK실트론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매각 주체인 SK(주)가 국내 빅4 사모펀드(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에 모두 경쟁입찰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주)는 SK실트론 매각과 관련해 빅4 사모펀드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당초 한앤컴퍼니가 SK실트론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실제론 '4파전'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SK(주)는 4곳과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빅4 사모펀드는 4~5주간 딜을 검토한 뒤 입찰 여부를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 환경자회사 2곳(리뉴원, 리뉴어스) 인수·합병(M&A)과 마찬가지로, 이번 SK실트론 매각도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겸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주)가 이같이 나서는 이유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SK실트론을 팔려는 것이다.
아울러 한앤컴퍼니의 '국적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SK실트론은 국내 대표적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사다. 반도체 웨이퍼는 국가핵심기술로, 해외 법인에 매각할 때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한앤컴퍼니는 대표인 한상원 사장 국적이 미국이다.
다만 한앤컴퍼니가 그동안 국내 PEF로 분류됐고 SK그룹 계열사 9곳을 인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을 SK(주)에 제안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매물로 나온 건 SK실트론 경영권 지분(약 70.6%)이다. SK실트론 몸값이 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SK실트론 경영권 지분은 3조원대 중반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현준 기자 /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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