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6.01.01 00:39:06
7월 폭염 속 포르투3쿠션월드컵 수건 두른 자네티 ‘시그니처’ “사상 최악의 대회” 오명
올 한해에도 국내외 당구계에 빅뉴스가 많았다. 서서아는 13년만에 세계선수권서 우승하며 연말을 맞은 국내 당구계에 큰 선물을 안겼다. 캐롬에서는 조명우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해를 보였다. 올 초에는 대한당구연맹 서수길호(號)가 닻을 올리며 당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11월 광주3쿠션월드컵은 대회운영에서 행사까지 그 동안의 3쿠션월드컵과는 차원이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25년을 결산할 때 김현우 김도현 김건윤 등 10대 선수들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대생인 이들은 한국당구의 신(新) 황금시대를 형성하며 당구판 지각변동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2025년 7대 당구뉴스를 선정했다.
①13년만의 세계선수권 우승 서서아 연말 당구팬에 큰 선물
②조명우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및 6개대회 연속 우승
③당구계의 무서운 아이들 ‘신(新) 황금세대’ 등장
④대한당구연맹 ‘서수길호(號)’ 출범…공약이행 순조, 당구계에 ‘새 바람’
⑤완벽한 운영 광주3쿠션월드컵 ‘가장 성공적인 3쿠션월드컵’
⑥종합당구대회 우승상금 4배인상…1호 2000만원 수상자는 최완영에 이어
일곱 번째는 3쿠션월드컵 흑역사로 기록될 포르투와 앤트워프대회다.
⑦‘폭염’의 포르투, ‘블랙아웃’ 앤트워프대회…3쿠션월드컵 흑역사로 남다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는 법,
2025년 3쿠션월드컵이 그렇다. 광주3쿠션월드컵이 당구팬들의 찬사를 받을 정도로 훌륭하게 치러진 반면, 포르투와 앤트워프3쿠션월드컵은 최악의 대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했다.
3쿠션월드컵은 세계선수권과 함께 세계캐롬연맹(UMB)이 개최하는 가장 권위있는 3쿠션대회다. 때문에 세계1위 조명우를 비롯, 딕 야스퍼스, 프레드릭 쿠드롱, 트란퀴옛치엔 등 각국을 대표하는 톱클래스 선수들이 대거 출전, 치열하게 승부를 겨룬다.
주최측인 UMB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하지만 포르투와 앤트워프 대회는 실망스런 모습 그 자체였다.
먼저 7월에 열린 포르투3쿠션월드컵. 유럽을 강타한 폭염에 포루투갈도 예외가 아니었다. 섭씨 30도를 훌쩍 넘는 불볕더위가 지속되는데, 경기장에는 에어컨이 없었다. 선수들은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경기해야 했고 현기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가 수건을 머리에 두른채 모습은 ‘2025년 포르투3쿠션월드컵의 상징’이라 할만 했다.
주최측이 마련한 대책이라곤 고작 물수건과 반팔 셔츠 착용이었다. 선수들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경기해본 적이 없다”는 불평을 쏟아냈다.
조명우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결승에서 제레미 뷰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3개월 후에는 벨기에 앤트워프3쿠션월드컵에서 황당한 일이 터졌다. 한창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두 번이나 조명이 나가면서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첫 번째는 조명우-자네티, 김행직-황봉주 등 16강전이 종반으로 향하는 무렵 당구테이블을 비추는 조명이 꺼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1차 ‘조명 아웃’은 1분만에 해결됐으나, 7분쯤 후에 두 번째 사태가 터졌다. 이번에는 ‘조명 아웃’이 무려 두 시간이나 지속되면서 경기가 잇따라 순연됐다.
당시 밤늦게 온라인을 통해 모든 상황을 지켜본 국내 당구팬들은 “당구역사에 남을 초유의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포르투와 앤트워프대회 사태는 UMB의 준비소홀과 무사안일을 지적하지 않을 수없다. 캐롬 분야 세계 최고단체라면 응당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울였어야 했다.
불행히도 2025년의 포르투와 앤트워프대회는 ‘3쿠션월드컵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광주3쿠션월드컵이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되는데 반면교사가 되기도 했다. <시리즈 끝>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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