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1 11:55:00
김진옥 씨의 가족은 광주 FC 팬이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광주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는 데 익숙하다.
김진옥 씨의 가족은 4월 20일 광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우승 도전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는 광주 선수들에게 응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후 8시 30분. 오랜 기다림 끝 광주 선수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박시원, 박온유 두 아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김진옥 씨와 그의 남편 박명훈 씨도 마찬가지였다.
“광주의 도전은 감동”이라고 말하는 김진옥 씨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온 가족이 광주 선수단 환송식에 참여했습니다.
당연히 응원하러 와야죠(웃음). 우리 가족은 오늘(20일) 광주에서 선수들을 응원하고자 인천공항까지 왔습니다. 선수들에게 힘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Q. 온 가족이 광주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4~5년 전부터 광주를 응원하기 시작했어요. 남편이나 아들들은 축구를 본래 좋아했거든요. 저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남자들만큼은 아니었어요. 그러던 중 광주란 팀을 만났습니다.
Q. 광주에 더 깊이 빠져든 계기가 있습니까.
헤이스를 정말 좋아해요. 축구를 진짜 잘합니다. 헤이스를 올해부터 좋아한 게 아니에요. 헤이스가 광주와 첫 인연을 맺었던 2021년부터 응원하고 있습니다. 헤이스의 플레이를 보고 광주에 푹 빠진 거예요. 헤이스는 축구를 잘할 뿐만 아니라 매너까지 갖춘 선수입니다. 팬 서비스도 최고죠.
사실 헤이스가 제주 유나이티드(제주 SK의 전신)로 떠났을 땐 제주까지 가서 헤이스를 응원하곤 했어요(웃음). 올해 가장 좋은 소식이 헤이스가 광주로 돌아와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광주가 ACLE에 도전하는 건 올 시즌이 처음이잖아요. 그런 광주가 ACLE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광주가 8강전을 앞두고 있는데 팬들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광주의 도전은 감동입니다. 우리가 시민구단이잖아요. 다른 기업구단과 비교했을 때 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그런 환경 속에서도 ACLE 8강에 오른 거예요. 투지, 열정 없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광주의 모든 구성원이 자랑스럽습니다. 대단해요.
사실 몸이 좀 안 좋아서 어제(19일) 계획했던 FC 서울 원정 경기는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했거든요. 오늘도 힘든 여정이었지만, 인천공항이라도 온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정효 감독님, 선수들을 보니까 아주 좋아요. 우리가 직접 뛰는 건 아니지만,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응원하거든요. 마음 같아선 사우디에서도 함께 뛰고 싶지만, 그러질 못해 아쉬울 뿐입니다.
Q. 온 가족이 광주를 좋아하잖아요. 광주 축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입니까.
축구란 게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더 잘할 수 있는 거잖아요. K리그뿐 아니라 다른 리그를 봐도 여건이 돼야 좋은 성적을 내거든요. 광주는 아시다시피 열악한 환경입니다. 그런 팀이 ACLE 우승에 도전하고 있어요.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팬들이 봐도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매 경기 열정적인 자세로 모든 걸 쏟아내요. 그런 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진한 감동을 전하는 듯합니다.
Q. 광주 팬들에게 이정효 감독은 어떤 지도자입니까.
우리 팀의 아버지죠(웃음). 우리 팬들에겐 ‘신’과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이정효 감독처럼 확고한 축구 철학을 가지고 진심으로 축구를 대하는 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Q. 광주가 결전지인 사우디로 향합니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알 힐랄을 이기고 우승까지 쭉쭉 나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웃음). 영화 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오면 좋겠지만, 우린 그보다 더 바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팬들에게 영화 같은 추억들을 선물했어요.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한층 더 성장하고 돌아왔으면 합니다. 우린 그걸로 충분해요. 우리 선수들은 이미 우리의 자랑이니까.
[영종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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