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4 16:55:00
박윤경 케이케이 대표
적십자와 인연 맺은 지 23년
무료급식 후원하며 온기나눠
대구국세청 ‘납세 1호’ 법인
사랑받는 향토기업이 오랜꿈
“좋은 노래에 마음 편안하듯
일상속 기부는 행복의 원천“
“기부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처음 시작이 어려울 뿐이지, 한 번 하면 두 번, 세 번 하게 됩니다. 그렇게 기부는 일상의 행복으로 자리 잡습니다.”
박윤경 케이케이 대표(67)는 23년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부회장도 맡고 있다. “나누며 살아가는 데 특별한 결심 같은 건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남을 돕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 같은 것입니다.”
박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적십자 회비를 내는 데 익숙했다. 박 대표의 아버지인 고(故) 박진희 회장은 적십자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가 지난 2001년 회사 경영을 맡은 이후 여러 단체에 가입할 때도 우선 순위는 적십자였다. 케이케이는 창립기념일이 있는 10월마다 적십자와 함께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사에 감사하라.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아라.’ 이는 할아버지인 고 박재관 회장부터 대를 이어 내려온 삶의 지표다. 박 대표 할아버지는 빈 그릇 들고 집 앞에 찾아오는 이들을 박대한 일이 없었다. “할아버지 댁 앞에는 밥을 얻으려 찾아온 이들이 아침마다 줄을 섰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들이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납니다.”
케이케이에는 ‘대구지방국세청 납세번호 1호 기업’이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1927년 9월 대구오일상회로 시작한 석유류 제품 전문 판매 기업인 케이케이는 내후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케이케이는 SK에너지로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등을 매입해 직영 주유소를 포함한 대구·경북 지역 소매점에 공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신이 보고 들은 대로 자식을 가르친다. “어른들한테 배운 대로 이야기합니다. ‘감사하자, 어려운 사람을 항상 생각하자’라고요.”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제25대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케이케이 경영 전반을 장남인 이인호 부회장에게 맡겼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관현악을 전공했다. 회사 경영을 맡기 전까지는 남편 내조와 두 자녀 양육에 매진했다. 아버지가 후계 구도를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을 떠나면서 박 대표는 회사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사반세기 동안 쉬운 날이 없었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켜며 배운 ‘끈기’가 경영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기부를 저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좋은 일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하듯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누며 사는 것이죠. 봉사할 시간이 부족한 건 아쉬워요. 경영을 맡기 전에는 성당에서 봉사도 자주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 항상 시간이 많았으면 합니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도 특별하지 않다. “손녀를 보고, 성당에 가는 시간이 가장 마음이 편해요. 가톨릭 신자로서 성가도 자주 듣지만, 요새는 트로트도 즐깁니다.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특히 좋아합니다. 효도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케이케이가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한 것에 박 대표는 자부심을 느낀다. “케이케이가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서 훌륭한 기업으로 역사를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처럼 봉사하면서 살다가 훗날 ‘좋은 일 많이 하고 갔구나’라고 기억되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