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0 13:25:25
14년 만에 차세대 HEV 시스템 공개 구동 능력 갖춘 모터 2개 탑재 출력·연비 상승폭 커 전륜 4종, 후륜 1종에 탑재 예정 전기차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테이 모드, V2L 기능 활용 가능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메인 차종을 순수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카로 대대적으로 전환한다. 준중형에서 중형에만 적용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경소형, 대형, 고성능에 이르는 전 차종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연비와 출력을 모두 높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소재 ‘크레스트72’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강동호 현대차 제품권역전략팀 파트장은 이 자리에서 “(하이브리드카를) 더 이상 친환경에 국한하지 않고 메인 볼륨,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1년 당시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하면서 당시 하이브리드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도요타에 도전장을 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준중형 세단에서 시작해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투싼, 중형 SUV인 싼타페, MPV(목적기반차량)인 기아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 적용 차종을 빠르게 늘려왔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한 현대차그룹의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초 개발 이후 14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기술 개편이다. 새 시스템의 핵심기술은 모터 성능의 개선이다.
기존 하이브리드시스템은 두 개의 모터 중 한 개(P0모터)는 차량 시동, 발전을 통한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고 다른 모터(P2모터)만을 실제로 차를 움직이는 구동 역할에 활용해왔다. 차세대 시스템은 P0모터를 보다 강력한 ‘P1모터’로 바꿨다는 게 특징이다. P1모터는 기존 P0모터의 시동, 발전 역할에 더해 구동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모터 성능의 향상은 출력 상승과 연비 개선으로 이어진다. 준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기준으로 이 차량은 2.5 터보 순수 가솔린 모델에 비해 19% 높은 출력(334마력)과 45% 향상된 연비(리터 당 14.1km)를 기록한다. 출력은 대배기량인 3.8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팰리세이드(295마력)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시스템을 우선 현대차그룹 전륜 차량 4종과 제네시스 후륜 차량 1종에 탑재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까지는 준중형에서 중형에만 적용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경소형 차종과 대형 차종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적용 차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대차 기준 아반떼나 코나보다 작은 캐스퍼, 베뉴 등 차량에도 하이브리드를 탑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강 파트장은 “100마력대 엔트리 영역에서 300마력대 고성능 영역까지 하이브리드 풀라인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대로라면 현대차그룹은 향후 도요타그룹에 버금가는 ‘하이브리드 명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렉서스를 제외한 도요타그룹의 하이브리드 차종(14종)보다 많은 15종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 해치백 코롤라부터 픽업트럭 타코마까지 사실상 전차종 하이브리드를 적용하고 있는 도요타에 비해 현대차그룹은 적용폭이 다소 좁다.
특히 아직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차종이 없는 데 반해 렉서는 전 차종인 13개 차종에 모두 하이브리드를 장착하고 있다. 5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초고성능 로드스터 LC 시리즈에서도 하이브리드 버전을 고를 수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강한 모터 출력을 기반으로 전기차에서만 가능했던 편의사양도 개발했다. 대표적 기술이 ‘스테이 모드’다. 이는 전기차의 ‘유틸리티 모드’와 비슷한 기능으로, 시동을 끈 상태에서도 최대 1시간까지 공조, 멀티미디어 등 전력 기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드다.
차량 배터리의 전기를 외부로 뽑아 쓸 수 있는 ‘V2L’은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대 출력 3.6kW로 각종 캠핑 및 차박 환경에서 전등, 전열 기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