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17 09:45:00
국제 비영리단체 레버재단이 오늘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소매업체들은 자사의 동물복지 기준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소매업체는 이미 100% 동물복지 달걀 전환을 완료했다. 전국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분석한 결과 인도적으로 생산된 달걀에 관한 소비자 수요가 상당히 높으며, 시장에서 동물복지 달걀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게 증가했음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국내 소매업계의 주요 기업은 이미 동물복지 달걀만을 제공할 방침을 밝혔으며 다른 기업들 또한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초록마을과 오아시스 온라인 매장에서는 100% 동물복지 달걀 전환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쿠팡은 이미 보유한 달걀 재고의 75%를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했다. 코스트코와 올가 또한 100% 동물복지 달걀 전환을 완료했으며, 초록마을 오프라인 매장은 이미 보유한 달걀 재고의 65%를 동물복지 옵션으로 전환했다. 컬리, 갤러리아 백화점, 풀무원 모두 시일 내 100% 동물복지 달걀 전환을 완료할 것을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이런 고무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러 주요 소매업체는 뒤처지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인 이마트(온라인), 홈플러스(온라인 및 오프라인), GS샵이 보유한 달걀 재고를 동물복지 옵션으로 전환하는 비율은 30% 미만으로, 업계 선두 기업들과 소비자의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현실이다. 더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점점 늘어감에 따라 세 기업은 시장 내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레버재단 한국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오세교 리드는 “동물복지 달걀 전환은 단순히 소비자의 니즈 충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100%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한 소매업체는 소비자의 가치관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더 좋은 브랜드 평판을 얻고 식품 안전 기준 또한 개선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복지 달걀과 케이지 달걀 간 차이가 좁혀지면서 이러한 시장 변화는 사업성이 높아졌다. 최근 시장분석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동물복지 달걀 가격대는 현재 홈플러스와 GS더프레시에서 판매하는 케이지 달걀 가격대와 유사하게 형성되어 있다. 개당 가격의 차이는 약 100원 수준에 불과하다. 2027년까지 가장 작은 닭 케이지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정부 계획에 따라, 동물복지 달걀의 공급이 증가하고 가격 차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지원하는 도매업체의 생태계 또한 주목했다. 전국의 242개 달걀 공급 업체가 소매업체에 동물복지 달걀 옵션을 제공하고 있어, 이처럼 확대되는 공급망은 인도적으로 생산되는 달걀에 관한 수요 증가를 충족할 준비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케이지 달걀과 비교했을 때, 암탉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개방된 실내 환경에서 생산된 동물복지 달걀은 동물복지를 개선하고 식품안전 위험성을 낮춘다. 유럽식품안전청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의 연구에 따르면, 동물복지 달걀 농장은 주요 살모넬라균에 의한 오염률이 25배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식품안전청은 유럽 전역에서 동물복지 달걀 생산만을 허용하라는 권고를 발표했다. 산란계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식탁에 달걀을 올리지 않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한편, 레버재단은 아시아, 유럽, 북미, 라틴 아메리카 전역의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레버재단은 선도적인 기업들이 보다 인도적이고 안전한, 지속가능한 공급망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동물성 단백질 개선과 대체 단백질에 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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