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16 16:55:44
“환율 때문에 해외여행 엄두가 안나네요. 1년에 두 번 정도는 가족들 데리고 여행 다녀왔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아요.”
“내년에 결혼 예정이라 신혼 여행지로 유럽 계획중이었는데요. 유로화가 1600원을 돌파해서 다른 여행지로 대체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최근 들어 달러, 유로, 엔화 등이 모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여행을 취소하는 이른바 ‘여포족’(여행포기족)이 늘어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원 오른 142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트럼프 상호 관세가 발효된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1484.1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환율 종가 기준으로는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1496.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와 유로화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원/엔 환율은 작년 6월 100엔당 850원대에서 계속 올라 이달 들어 결국 10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 1400원대였던 원/유로 환율 역시 이달 들어 1600대를 넘은 상태다.
실제 환율이 오르면 숙박료, 식비 등 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해외여행객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각종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환율 부담으로 여행을 포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한 네티즌은 “요즘 환율이 진짜 미쳤다”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면서 사는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올해는 어디 나가지 말고 여행 유튜브 보는 걸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달러가 너무 올라 일본이라도 다녀올까 했지만 엔화도 결국 100엔당 1000원 시대가 됐다”며 “800원대 시절에 좀더 미리 환전해둘걸 후회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환율로 인한 여행 위축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각종 연휴가 껴있는 만큼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올해 5~6월에는 다양한 황금연휴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먼저 5월에는 1일 근로자의날과 주말(3~4일), 부처님오신날(5일), 어린이날 대체휴일(6일)까지 있어 최대 일주일의 황금연휴가 완성된다. 또 6월에는 대선(3일), 현충일(6일) 등을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여행 경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실제로 원/베트남동 환율은 소폭 하락하거나 거의 변동성이 없어 여전히 좋은 여행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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