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3.05 17:22:06
“이거 알리에서 사면 몇천 원 안하는데 여기에 띠만 둘러서 파는 업체가 있다니까요?”
지난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만난 A사는 자신들의 제품을 경쟁사와 이 같이 비교했다. 자사 제품의 금액대가 높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야기다.
A사는 신생아 아기 비대라 불리는 수전을 판매하는 곳으로, 수도꼭지에 연결하면 신생아의 엉덩이를 보다 쉽게 씻길 수 있어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A사가 판매하는 수전은 한 세트가 약 4만원 선이다. 실제로 C커머스(중국 이머커스)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유사한 제품이 몇천 원에 판매중이었다. A사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10분의 1에 불과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공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신생아 용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물가에 ‘짠물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신생아 용품을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에서 구매했다는 엄마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생아 용품의 경우 통상 몇 개월이 지나면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저렴한 가격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당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신생아 용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리에서 ‘신생아 옷’을 검색하면 한국인 리뷰가 많은 아기옷이 자동으로 한눈에 보여진다. 가격은 몇 천원선.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 한 벌에 몇 만원 주고 구매하는 ‘우주복’의 경우에도 2000원이 채 넘지 않는 제품들이 다수 검색됐다. 의류부터 간단한 생활 용품까지 없는 게 없어 신생아 엄마들도 최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맘카페 등 엄마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에서도 알리에서 구매한 제품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머니 사정 가벼운 엄마들 입장에서는 “일단 물건을 받아보고 쓸지 안 쓸지 고민해도 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한 신생아 엄마는 커뮤니티에서 “알리에서 면 100% 신생아옷을 많이 샀다”며 “국내에서 아기옷을 사도 브랜드 제품 아니면 다 중국산이라서 어차피 옷은 똑같다”고 후기를 남겼다.
다른 엄마도 “바디수트 3장 사봤는데 배송도 빠르고 5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도 괜찮았다”고 추천했다.
다만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유해물질 검출 등 안전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알리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한복 등 설맞이 어린이용품 9종이 국내 안전성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3개 전문기관에 의뢰해 알리 직접구매(직구) 제품 13종에 대해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산 어린이 한복 7개 중 5개에서 수소이온 농도지수(pH)가 국내 기준치(4.0∼7.5)를 넘었다. 섬유제품의 pH가 기준치를 벗어나면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남아 한복 1개는 원단의 pH 수치가 8.6이었다. 여아 한복 2개 제품은 pH 수치가 8.7∼10.3에 달했다. 한복 스타일 유아용 의류 1개는 겉감의 pH 수치가 9.6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아 한복 1개 제품은 치마 안감의 pH 수치가 7.7이었고, 상의에서 기준치(75㎎/㎏)의 약 4.5배에 달하는 폼알데하이드까지 검출됐다. 폼알데하이드는 발암성이 있고 호흡 곤란,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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