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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너네 전투기 안 살래”…미국 관세에 뿔난 나라들, F35 ‘외면’

스위스 인도 등 고율관세 맞자 美 록히드마틴 최고성능 전투기 잇단 구매 재검토

  • 김제관
  • 기사입력:2025.08.14 20:16:09
  • 최종수정:2025.08.14 2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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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인도 등 고율관세 맞자
美 록히드마틴 최고성능 전투기 잇단 구매 재검토
F-35 전투기. [사진 = AFP 연합뉴스]
F-35 전투기. [사진 =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국방비 지출 확대 요구에 지친 동맹국들이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전쿠기 F-35 구매 계획을 취소하거나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미국이 지난 7일부터 스위스에 39%의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스위스 정치권에서 F-35 구매 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는 2021년 60억스위스프랑(약 10조원)을 들여 36대의 F-35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폭탄에 지난 3월 F-35 구매 계획 취소안을 연방의회에 공식 제출한 녹색당을 위주로 동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F-35 도입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당인 자유당마저 전투기 구매가 다시 정치적 쟁점이 됐다고 인정했다. 한스-페터 포르트만 자유당 의원은 “현 상황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계속 (F-35 도입)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중단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F-35 전투기. [사진 = AFP 연합뉴스]
F-35 전투기. [사진 = AFP 연합뉴스]

스페인도 국방비 지출 증가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한 가운데 기존 F-35 구매 계획을 보류하고 유럽 전투기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유럽 전투기인 유로파이터 구매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정부가 F-35를 구매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5%까지 늘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인도 역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의 보복성 관세 공격을 받은 여파로 F-35를 포함한 미국산 무기와 항공기 도입 절차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 8일 로이터통신은 인도 정부가 애초 수 주 안에 라지나트 싱 국방부 장관을 미국에 보내 미국산 무기 도입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 2주 동안 이뤄진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보호무역주의가 보복을 촉발해 방위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미국의 위상과 지배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일본이 구매한 F-35B 전투기. [사진=AP 연합뉴스]
일본이 구매한 F-35B 전투기. [사진=AP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전투기로 꼽히는 F-35는 뛰어난 스텔스 기능, 레이더 탐지 회피 능력, 우월한 장거리 작전 수행 능력, 기동성을 갖춰 정보 수집과 감시, 공중 전투, 정밀 타격에 모두 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F135 엔진을 사용하는 F-35의 최고 순항 속도는 마하 1.6이며, 항속거리는 2222㎞다. 단가는 성능과 기종에 따라 대당 약 8000만달러(약 1107억원)에서 1억달러(약 1385억원) 수준이다. 2025년 현재 전 세계에 1000여 대가 배치돼 있고, 앞으로 2400대 이상이 추가 생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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