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로 위장한 영국 경찰. [사진 = LBC]](https://wimg.mk.co.kr/news/cms/202508/14/news-p.v1.20250814.2a07daf321bb4cde89cc48b90719de2c_P1.png)
경찰이 조깅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과 괴롭힘(캣콜링)을 막기 위해 위장 순찰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라디오 방송 LBC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서는 남성 운전자들이 달리기를 하는 여성의 뒤를 따라오거나 말을 걸거나, 경적을 울리며 여성들에게 야유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영국 경찰은 이에 따라 여성 경찰관들이 러닝복 차림으로 피해 다발 지역을 달리며 단속에 나섰다. 근처에는 기동대가 대기하다가 성희롱이나 괴롭힘이 발생하면 즉시 출동한다.
LBC는 이 작전은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 대응 작전에서 18명이 체포됐으며, 이 중에는 조깅 순찰 과정에서 적발된 경우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LBC가 경찰과 함께 서리주 레이게이트의 퇴근 시간대 순찰에 동행했을 때, 즉시 사건이 발생했다. 한 대형 트럭 운전자가 위장한 여성경찰을 향해 경적을 울리고 창밖으로 손짓한 것이다.
작전을 지휘하는 존 베일 서리주 경찰 인스펙터는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빤히 쳐다보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반드시 범죄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이런 행위가 여성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쳐 단순히 달리기조차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람이 더 심각한 행동으로 이어갈 가능성은 없는지, 성범죄자는 아닌지 미리 차단해야 한다”며 “공공장소에서 여성과 소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장 순찰에 참여한 애비 헤이워드 순경은 “우리는 경적, 고함, 느린 속도로 다가와 노려보는 시선, 창문 밖에서 던지는 말들을 매일 겪는다”며 “이것은 흔하지만 엄연히 괴롭힘이며, 그렇게 인식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동은 더 심각한 범죄의 전조일 수도, 단순한 무지일 수도 있다”며 “경찰 개입으로 재범을 막고,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깨닫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리주 경찰은 모든 순찰에서 체포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경고나 공식적인 면담 등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LBC에 전했다. ‘스트리트세이프(StreetSafe)’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시민들이 불안한 장소를 익명으로 신고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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