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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앵커리지 軍기지서 젤렌스키 빼고 푸틴 만난다

15일 알래스카 회담 장소 확정
美 "러 입장 듣는 자리 될것"
'우크라 패싱' 현실화 우려

  • 최승진
  • 기사입력:2025.08.13 17:58:03
  • 최종수정:2025-08-13 18: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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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참여 없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양자 회담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미·러 정상회담은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JBER)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미·러 정상회담이 앵커리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회담 중 두 정상의 일대일 대면이 이뤄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을 미래에 개최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레빗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할지에 대해 레빗 대변인은 답하지 않았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답방할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미래에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 있을 것"이라며 배제하지 않았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회담에 동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우리가 어떻게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듣는 연습(listening exercise)'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진행된 브리핑에서 미·러 정상회담 때 '러시아를 위한 북한군 파병' 문제도 논의하냐는 질문에 "대화가 정확히 어떻게 흐를지 나는 알지 못하며 대화에 참여하는 두 정상을 제외하면 당연히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 장소로 앵커리지 북부 JBER이 최종 낙점받았다고 전했다. CNN은 알래스카 주도(州都)인 주노나 중부지역 페어뱅크스 등도 후보지로 검토됐으나 여름철 관광객이 붐비는 상황에서 보안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이 앵커리지밖에 없었다고 행사 준비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측은 미군기지에 러시아 정상과 수행원들을 부르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가능하면 피하려 했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번 정상회담 계획은 예정일을 불과 일주일 남겨놓고 발표된 만큼 양국 실무진이 적절한 회담장을 물색하느라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 회담 준비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미·러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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