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 없이 ‘프란치스코’만 새겨달라”
非바티칸 안장은 100여년만에 처음
“내 삶의 마지막을 채운 이 고통,
평화·형제애 위해 주님께 바친다”

“내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2022년 6월 29일 작성한 유언에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고 적었다.
교황은 유언에서 “내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어록과 선종
주요 어록
-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
“그들이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선한 의지를 갖추고 있다면, 내가 누구라고 그들을 판단하겠는가?” -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
“진정한 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이어야 한다.” -
환경 보호의 중요성:
“지구는 우리의 집이며,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합니다.” -
평화에 대한 강조:
“평화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선종 및 장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 4월 21일 향년 88세로 선종하셨습니다. 폐렴과 기관지염 투병 중에도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며 교황직을 수행했습니다.
그는 생전에 간소한 장례를 요청하였으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대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되기를 원했습니다.
교황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내 무덤의 위치를 정확히 지정했으며, 이를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도표까지 첨부했다.
또 장례식 비용은 미리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언을 마무리하며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께 요청했다.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BBC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년 만에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되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으로는 1669년 이후 처음이 된다고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했던 성당으로 자주 방문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이 대성전에 있는 유명한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고, 생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지난해 교황청이 발표한 교황 장례 개정 전례서에는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교황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교회 관례에 따르면 장례는 통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된다. 이에 따라 장례식은 오는 25∼27일 사이에 치러진다고 교황청 대변인은 밝혔다.
교황청에 따르면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진 뒤 일반 조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유언 마지막에서 “내 삶의 마지막을 채운 이 고통은 세상의 평화와 인류의 형제애를 위해 주님께 바친다”고 적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