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북부·남부로 일부 이전
年 300만대 생산은 유지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가 자국 내 생산망 재편에 나선다.
지진 등 자연재해와 공급망 문제를 고려해 일본 중부에 몰려있는 생산시설을 북쪽과 남쪽으로 일부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생산물량이 이전돼 남은 곳은 전기차 생산 전진기지로 탈바꿈한다.
13일 요미우리신문은 도요타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의 생산시설 가운데 각각 20만대를 도호쿠와 규슈의 생산기지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공장 제조시설로는 각각 1~2개 라인이 된다.
이렇게 되면 아이치현의 생산 대수는 현재 220만대에서 180만대로 줄어드는 반면, 도호쿠와 규슈는 각각 40만대에서 6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도요타는 일본 내에 14개의 공장을 운영중이다. 이들 공장의 대부분은 아이치현에 몰려 있다. 이를 제외하면 도호쿠의 미야기현·이와테현에 ‘도요타자동차 동일본’이, 규슈에는 ‘도요타자동차 규슈’ 공장이 있다.
도요타는 2030년부터 5년간 아이치현의 생산 대수는 줄이는 대신 도호쿠와 규슈는 현재의 약 1.5배로 늘린다. 또 도호쿠와 규슈 공장은 현재 아이치현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차량을 제작했지만 앞으로는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지 부품업체가 개발한 부품을 직접 조달해 생산을 완료하는 형태로 바꾼다는 것이다.
차종 간 교차 생산도 검토하고 나섰다. 도호쿠는 도요타의 소형차를 주로 생산하고, 규슈에서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가 주력이다. 어느 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될 경우 다른 공장에서 해당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공장인 아이치현의 경우, 비게되는 공장부지를 차세대 전기차(EV) 등 첨단 자동차 생산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바꿀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도요타는 2030년에 세계 350만대의 EV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이끄는 주력 공장이 아이치현이 되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동쪽 해안을 중심으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에 대한 대비 측면”이라며 “지방 생산과 공급망을 강화해 현지의 젊은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생산 기지 재편에는 국내 300만대 생산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일본 내 자동차 판매는 2023년 약 450만대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도요타로서도 자국 내 판매가 전체의 20%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하지만 도요타는 하청기업을 포함한 고용을 유지하고 현장 기능을 베테랑에서 젊은층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자국 생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 대수는 2022년 300만 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337만대로 회복하는 등 300만대 생산체제는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60%는 해외에 수출중이다.
인력 부족에 대한 대처 측면도 크다. 주력 공장이 있는 아이치현은 일본 내 대표적인 제조업 지역으로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도요타마저도 원하는 인재를 뽑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도호쿠나 규슈의 경우 젊은 인재 영입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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