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에 앞서 미모와 입담으로 당구인에게 유명한 한주희와 도아를 만났다. 인터뷰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반가워 했다.
1시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주희는 당구 동호인에서 방송인이 된 과정을 털어놨고, 도아는 특유의 재치로 인터뷰 분위기를 밝게하는 한편, 진지한 어투로 ‘당구방송’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튜브 방송을 통해 딱 한번 만난 사이로 아는데,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BJ도아(이하 도)=방송때도 언니에게 계속 말했지만, 언니는 실물이 훨씬 예쁘다.
-한주희(이하 한)=(갸우뚱하며)이상하다. 저도 도아의 실물이 훨씬 예쁘다고 했다. 하하.
-도아, 한주희=죄송해요, 여자들이 이래요. 하하.
▲당구를 시작한 계기와 당구실력은.
-한=공식적으론 국제식 대대 수지 15점 수준인데, 사실 그보다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당구인들에게 점수 밝히기 부끄럽다. 당구는 클럽 운영하시던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2010년쯤에 큐를 쥐어보라고 하셔서 시작했다. 어머니께선 딸을 선수시킬 생각도 조금 있으셨던 것 같은데, 내가 너무 힘들어서 당구는 취미로 즐기기로만 했다. 하하.
-도=저는 4구수지로 짠 150점. 10여년 전 포켓볼 배우고 싶어서 서울당구아카데미에서 6개월간 배웠다. 김가영 선수의 ‘빅팬’이기도 하다. 그래서 샷 자세가 포켓볼 선수들처럼 낮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4구로 전향한건 3~4년 전부터다. 포켓볼이 매우 힘들었고, 또 사람들이 ‘4구 치는 여자’를 신기해해 전향했다. 4구 실력은 당구장 다니면서 ‘게임비’ 물며 키우고 있다. 하하. 현재까지 당구에 쓴 돈이 1000만원 이상일거다.
▲두 사람은 이번 ‘직장당구대회’를 비롯, 다양한 당구대회에 출전했다고 알고 있다. 그간 출전했던 대회를 꼽아본다면.
-한=첫 대회는 2015년 1월 ‘빅토리 크래마배 3쿠션 남녀스카치대회’다. 올해 4월엔 ‘제3회 김경률추모배’, 8월엔 ‘코리아당구왕’ 5차예선에 출전해 1회전 탈락했다. 그 밖에 위벤투스(연예인 당구단)의 이벤트 대회에도 나갔다.
-도=저는 아프리카TV 후원을 받아 제 이름을 건 ‘도아배 당구대회’(4구대회)를 열고 있다. 현재(11월 기준)까지 6회가 열렸고, 총 참가인원은 100여명이다. 물론 주최자인 나도 대회에 참가한다. 재미있는 점은 참가자들의 점수가 대체로 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구 300점으로 신청한 참가자가 500점 수준의 실력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럼 제 방송 시청자들이 “상금타러 왔네”하고 질타한다. 하지만 괜찮다. 저도 짠 150점이다. 하하.

▲(도회)조회수가 가장 많은 당구관련 영상은.
=유튜브에 올린 ‘오빠야 당구는 내가 이겨, 잠시만 치마가 올라가서’다. 고향(경남 창원) 오빠(BJ세아)와 4구대결한 영상인데, 300만명 가까이 이 영상을 클릭했다. 제목이 중요한 것 같다. 진짜 치마가 올라가진 않았는데. 하하. 더불어 저와 구독자간의 4구대결도 인기가 높다. 고무적인 점은 여성분들, 특히 아주머니들도 제게 도전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한주희)2014년 12월 ‘허리우드 프로암 브이배 당구대회’(허리우드 당구대회) 심판으로 방송에 처음 나온 후, 당구관련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원래 방송인을 생각했었다.
=전혀 아니다. 허리우드 당구대회에도 정말 얼떨결에 캐스팅됐다. 대회 관계자가 당구장에서 공 치던 나를 보고 방송심판을 제의했다. 사실 (방송출연을)몇 번이나 고사했다. 연예인은 나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또 심판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잖나. 하지만 대회 관계자가 제 당구스승님인 임윤수 선생님(현 대한당구연맹 학교체육위원장)을 통해 부탁을 해 고심 끝에 제의를 받아들였다.

▲시청자들에게 ‘당구여신’으로 불리는데.
=여신은 무슨, 창피하다. 주변에선 여신취급 해주는 사람이 없다. 하하. 자꾸 여신 이야기 하면, 악플 달릴 것 같다.
▲악플 이야기 나온 김에, 악플을 본다면 어떻게 대처하나.
-한=댓글을 잘 확인하지 않아 모르겠다. 만약 악플을 본다면 많이 힘들 것 같다. 악플보단 저를 바라보는 당구인들의 시선에 더욱 신경을 쓴다. 제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한주희는 당구 못치는 사람’이라고 속으로 말하는 것 같다.
(한주희는 ‘당구인들의 시선’을 말하면서 작년에 참가한 ‘제3회 직장인당구대회’를 이야기했다. 당시 이벤트 경기에서 초구 포함 단 1점밖에 못내 많이 속상했고, 그 때문에 1년여간 방송촬영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큐를 들지 않았다고 했다)
-도=저는 (악플)작성자의 아이디를 제 개인방송용 채널에서 차단해 버린다. 웬만하면 상처받아도 참는데, 심한 수위의 성적인 농담, 부모님 욕 등은 법적으로 대응해 버린다. 지금까지 (악플 때문에)변호사 두 번 찾아갔다.
▲악플은 가슴아픈 일이지만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많은 당구팬들이 알아볼 것 같은데.
-한=팬? 사실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집순이’다. 하하. 때문에 사람들과의 만남이 많지 않아 내가 유명해진 걸 확인할 길이 거의 없다. 솔직히 말하면, 당구장에 가도 아는 척 하는 분들이 없다. 하하.
-도=저는 있다. 테이블에서 공 치고 있으면 와서 보고가는 분들이 꽤 많다. 정말 감사한 분도 있다. 제가 친 당구비를 저 몰래 계산하고 가신 분이다. 1만원 넘는 금액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분인데. 이 자리를 통해 감사함을 전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제 개인방송에도 초대하고 싶다.

-도=(역시 아쉬워하며)남자친구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남자친구로 당구선수는?
-도=저는 아버지가 당구를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당구선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당구선수가)남자친구로? 좋다. 물론 어떤 사람인지 봐야겠지만 하하.
-한=저도 마찬가지. 이성을 볼 때 직업이 아닌 사람을 본다. 때문에 당구선수뿐만 아니라, 좋은 사람이라면 (연애를)생각해 볼 수 있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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