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전 세계 골퍼들의 버킷리스트 ‘페블비치’

  • 조은혜
  • 기사입력:2025.09.04 16:38:26
  • 최종수정:2025.09.04 16:38:2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세계 골퍼들의 버킷리스트 1순위 페블비치. 태평양을 끼고 펼쳐지는 압도적 풍광과 PGA투어의 무대가 된 역사적 명성이 그 이유다. 그러나 ‘꿈의 골프장’은 결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예약, 비용, 그리고 긴 여정까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들을 짚어본다.

사진설명

미국은 1만5000개가 넘는 골프 코스를 자랑하며 골퍼들의 지상낙원이라 불린다. 각 코스가 저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최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골퍼들이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단 하나의 골프장. 바로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반도에 자리한 페블비치(Pebble Beach)다. 광활한 태평양을 향해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짜릿한 순간, 파도 소리와 함께 걷는 페어웨이, 해안 절벽 위에 펼쳐진 그린 풍경은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장면이다.

페블비치의 명성 그 중심에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를 비롯해 스파이글라스 힐 골프코스, 더 링크스 앳 스패니시 베이 세 개의 코스가 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이곳은 골퍼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꿈의 무대’다.

1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설계·디자인 Jack Neville, Douglas Grant  개장 연도 1919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5 야드(YARD) 6828 그린피 675달러
설계·디자인 Jack Neville, Douglas Grant 개장 연도 1919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5 야드(YARD) 6828 그린피 675달러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골프 다이제스트 선정 ‘미국 100대 퍼블릭 코스’ 랭킹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은 세계적인 명문 골프장이다. US오픈과 매년 AT&T 페블비치 프로암 등 PGA투어의 무대가 된다.

1919년 잭 네빌과 더글러스 그랜트가 코스를 설계했으며 절벽 위 티박스에서 파도를 넘겨야 하는 아찔한 8번 홀은 ‘죽기 전 꼭 서보고 싶은 티잉 그라운드’라 불린다. 위험만큼이나 황홀한 절경은 골퍼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며,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죽기 전 마지막 라운드를 하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홀마다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감각을 자극하며 완만한 경사를 오가는 다이내믹한 라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2 스파이글라스 힐

설계·디자인 Robert Trent Jones  개장 연도 1966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5 야드(YARD) 6960 그린피 525달러
설계·디자인 Robert Trent Jones 개장 연도 1966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5 야드(YARD) 6960 그린피 525달러

스파이글라스 힐은 ‘세상에서 가장 도전적인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힌다. PGA투어에서도 매년 선정하는 ‘가장 어려운 홀’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프로 골퍼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첫 홀은 숲속에서 시작되지만 곧바로 태평양 풍경이 펼쳐진다. 산과 바다의 대비되는 매력을 한

코스에 절묘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초반 5개의 홀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며 거대한 모래 언덕을 피해 그린을 정확하게 공략해야 하는 섬세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후반부는 울창한 소나무 숲 속 그린과 트리키한 레이아웃이 기다린다.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두 번 도전하고 싶어지는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3 더링크스 앳 스패니시 베이

설계·디자인 Robert Trent Jones Sr. & Tom  Watson & Sand Tatum   개장 연도 1987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3 야드(YARD) 6726 그린피 365달러
설계·디자인 Robert Trent Jones Sr. & Tom Watson & Sand Tatum 개장 연도 1987 홀(HOLE) 18 파(PAR) 72 경사 143 야드(YARD) 6726 그린피 365달러

‘모든 코스 중 최고의 전망’이라는 찬사를 듣는 더 링크스 앳 스패니시 베이는 몬터레이 페닌슐라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독특한 모래지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9~12번 홀의 숲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라운드가 시원한 바다 풍경과 함께 이어진다.

강한 바람과 질긴 잔디는 스코틀랜드 링크스 스타일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한다. 낮은 탄도 샷, 정교한 쇼트게임, 항아리 벙커를 피할 수 있는 티샷이 요구된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 변화는 이곳에서 골프가 자연과의 싸움임을 실감케 한다.

사진설명

부킹은 1년 전부터, 가을 성수기는 1년 반 전에 진행하는 것이 좋다

버킷리스트 골프장이라 해서 그림의 떡만은 아니다. 다만 철저한 준비와 조건이 따른다. 페블비치 티타임은 리조트 투숙객에게 예약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숙박+티타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페블비치 공식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보통 원하는 날짜 1년 전쯤 부킹을 진행한다. 가을 성수기 라운드를 계획한다면 18개월 전쯤 시도하는 것이 좋다. 스파이글라스 힐 골프코스와 더 링크스 앳 스패니시 베이 티타임 부킹은 비교적 수월하다.

미국까지의 이동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최소 6박 8일 일정으로 계획해야 한다. 개인이 직접 준비 시 교통편은 렌터카가 필수다. 현지에서 가이드 없이 움직이려면 영어 소통 능력 또한 중요한 조건이다.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페블비치는 그린피만 해도 675달러, 스파이글라스는 525달러, 스패니시 베이는 365달러 선이다. 숙박비는 ‘더 로지 앳 페블 비치’가 1328달러, ‘더 인 앤드 스패니시베이’가 1135달러, ‘카사 팔메로 앳 페블 비치’가 1570달러 선이다.

리조트에 숙박하지 않는 외부 이용객은 그린피 외에 인당 60달러의 카트비가 추가되며 캐디피는 155달러, 클럽 렌털은 115달러에 세금이 별도로 붙는다. 여기에 왕복 항공비까지 합치면 총 1000만~2000만 원은 기본으로 잡아야 한다. 결국 ‘꿈의 골프장’은 결코 손 닿을 수 없는 곳은 아니지만, 시간과 비용, 언어와 이동까지 모두 철저히 준비해야 비로소 현실이 된다.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직접 예약이 부담스럽다면 여행사 패키지를 활용하는 것도 현명하다. 하나투어는 ‘미 서부 골프 6일 #몬터레이 #페블비치’ 패키지를 운영한다. 페블비치 리조트 내 세 곳의 코스 라운드와 함께 ‘더 로지 앳 페블비치’ 숙박이 포함된다. 라운드 후에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와 베이크루즈 유람선 관광까지 이어지는 5박 6일 상품이다. 항공비는 포함되지 않으며 선택 관광 없는 구성으로 성인 1인당 849만 원 선이다.

이룸투어는 페블비치 라운드와 와이너리 투어를 결합했다. 내파밸리의 실버라도 리조트 숙박과 오퍼스 원 와이너리 투어가 포함돼 골프와 와인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7박 9일 일정이다. 성인 1인당 금액은 2669만 원 선이며 왕복 항공비와 호텔 숙박비가 포함되어 있다.

고덕호 프로
고덕호 프로

▶▶ 레슨 명장 고덕호 프로가 말하는 페블비치

레슨 명장 고덕호 프로는 지난 7월 지인들과 7박 9일 일정을 소화하며 페블비치에 다녀왔다.

“리조트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설렘이 밀려왔습니다. 태평양을 배경으로 펼쳐진 페어웨이와 그린을 보니, 드디어 꿈꾸던 곳에 왔구나 싶었죠.” 그는 특히 6번 홀을 인상 깊게 꼽았다.

“1~5번 홀까지는 여느 골프 코스와 분위기가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6번 홀의 티박스에 올라서는 순간 아래로 보이는 움푹 패인 페어웨이와 다시 솟아오른 그린,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바다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캐디 없이 라운드를 진행했지만 동반자의 ‘스크린골프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스크린골프로 페블비치 라운드 경험이 많은 동반자들은 홀마다 자세한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이 좋아 버디를 연달아 잡아내는 걸 보며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저는 오션브레이크 때문에 퍼팅이 계속 빗나가다가 마지막 18번 홀에서야 버디 하나 성공했네요.”페어웨이와 그린 컨디션 관리에도 놀랐다고 했다.

“일반적인 리조트 컨디션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린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그린 스피드는 9.5피트로 안내받았고 체감 속도도 비슷했습니다. 그린 주변에 러프가 더 자라면 이곳에서 열릴 US 오픈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습니다.”

여행 준비는 여행사 대신 직접 했다고 했다.

“7월도 성수기라 티타임과 객실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전 예약했습니다. 직접 예약한 이유는 페블비치 외에도 샌프란시스코 인근 골프장을 함께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페블비치 코스가 클라이맥스였고 인근 하프문베이와 올림픽클럽 골프장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교통은 자동차 공유 앱 ‘튜로(Turo)’를 활용했다. 링컨 네비게이터를 렌트해 4명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버킷리스트를 이룬 소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를 포함해 함께 플레이한 동반자들 모두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우리가 역사의 현장에 왔구나’라는 생각에 황홀했습니다. 페블비치 라운드 외에도 17마일 드라이브의 풍경, 스패니시 베이의 노을, 그리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등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