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어요”… ‘클라이밍 전설’ 김자인의 다짐

IFSC 서울 세계선수권 미디어데이 ‘대회 통산 金2’ 김, 리드 종목 출전 “아직 은퇴 생각안해, 뛸 수 있는 한 최선” 남녀 간판 이도현·서채현 우승 노려 9월 20~28일 서울올림픽공원서 개최

  • 김지한
  • 기사입력:2025.08.21 18:03:25
  • 최종수정:2025.08.21 18:03:2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IFSC 서울 세계선수권 미디어데이
‘대회 통산 金2’ 김, 리드 종목 출전
“아직 은퇴 생각안해, 뛸 수 있는 한 최선”
남녀 간판 이도현·서채현 우승 노려
9월 20~28일 서울올림픽공원서 개최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김자인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김자인이 발언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 월드컵 통산 리드 부문 31회 우승 등 ‘암벽 여제’로 불리는 김자인(37)이 한국에서 열리는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엄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나란히 우승을 맛본 남녀 간판 이도현(22)과 서채현(21)도 국내에서 ‘한국 클라이밍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저마다 우승을 다짐했다.

김자인, 이도현, 서채현 등 한국 클라이밍 대표팀은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 베를린홀에서 열린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최근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는 클라이밍 종목에서 세계선수권은 단연 최고 권위 대회다. 한국에서 이 대회가 열리는 건 처음, 다음달 20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한얼광장(예선), KSPO 돔(본선)에서 치러진다.

경기 종목 중 한국의 강세 종목은 높이 15m 암벽을 6분 이에 얼마나 높게 올라갔는지 겨루는 리드다. 높이 4~5m 암벽에 암벽의 인공 구조물(홀드)을 정해진 시간 내에 통과하는 볼더링, 속도 경쟁을 하는 스피드도 이번 대회 종목에 포함됐다.

특히 클라이밍 전설 김자인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를 법 했다. 국내 클라이밍 간판으로 오랫동안 활약하던 그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대해 “긴 기간동안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첫 세계선수권인 만큼 후회없는 경기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회 참가자 중 최연장자가 될 것 같은데 좋은 영향력으로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종국 파라클라이밍대표팀 감독, 조해성, 이도현, 서채현, 성한아름, 김자인, 정지민,  박희용 클라이밍대표팀 감독. 대한산악연맹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종국 파라클라이밍대표팀 감독, 조해성, 이도현, 서채현, 성한아름, 김자인, 정지민, 박희용 클라이밍대표팀 감독. 대한산악연맹

주종목인 리드 종목에만 출전하는 김자인은 “1차적인 목표는 결승 무대까지 등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김자인이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있었다. ‘엄마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2021년 딸을 출산한 그는 잠시 무대를 떠났다 2023년 7월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클라이밍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우승 기록을 달성해 ‘엄마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 김자인은 “최연장자 선수이면서도 엄마이기도 하다. 쉬운 환경은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에게 내 나이까지 열심히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육아를 하면서 선수 생활을 병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퇴를 생각할 법도 하지만 김자인은 “이번 세계선수권이 마지막 무대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때 출전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했던 게 아직까지 온 것 같다. 질척거리는 것도 같은데, 올림픽이라는 꿈을 아직 저버리지 못해 여기까지 왔다”면서 “엄마라는 게 어떻게 보면 은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내게는 (올림픽을 통해)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2028년 LA올림픽에 대해 “아직 참가하겠다고 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한 김자인은 “일단 클라이밍을 하는 순간이 지금은 제일 재미있고 행복하다. 무대에 뛸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월드컵 무대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경험한 이도현과 서채현이 밝힌 각오도 남달랐다. 2021년 세계선수권 리드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던 서채현은 “라이벌 선수들이 나온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 없이 긴장하지 않고 내 앞에 놓인 루트를 완등한다는 것에 초점을 두겠다. 그렇다면 좋은 성적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와 볼더링 등 참가 종목 모두 입상하는 것을 목표로 둔 이도현은 “두 종목 다 기량이 떨어지지 않고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박희용 클라이밍대표팀 감독은 “리드, 볼더링, 스피드 등 3개 종목에서 입상을 목표로 잡았다. 그중 애국가를 한번 울릴 수 있도록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