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이 PSG의 시즌 첫골이자 추격골을 터뜨리며 슈퍼컵 우승을 이끌었다.
벌써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강의 유관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이 뛰고 있는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이 유럽 최강팀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PSG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5 UEFA 슈퍼컵에서 잉글랜드의 토트넘을 상대로 전·후반 90분 동안 2-2로 비긴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UEFA 슈퍼컵은 그해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과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단판 승부 중립 경기로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다. 새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진정한 유럽 최강팀을 가린다는 의미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다.
PSG는 지난 6월 2024-2025시즌 UCL 결승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을 물리치고 역대 첫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쿠프 드 프랑스, 트로페 데 샹피옹을 석권해 초유의 4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어 UEFA 슈퍼컵에서도 프랑스 구단 최초인 동시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앞서 PSG는 1996년 슈퍼컵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에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다.
PSG의 역사적인 승리에 이강인이 큰 기여를 했다. 전반 39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3분 추가실점을 하고 끌려갔던 PSG는 이강인이 후반 23분 교체로 투입된 이후 후반 40분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뜨려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간 이후 4-3으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승부차기에서도 매우 중요한 4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마지막까지 팀 승리에 기여했다.
동시에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주전 입지를 잃은 이강인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며 PSG의 시즌 첫 골을 터뜨린 동시에 중요한 만회골과 승부차기 성공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역대 한국인 선수의 슈퍼컵 첫 득점이다.

앞서 2008년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슈퍼컵에서 한 차례 출전했지만 당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반면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서 우승을 거둔 토트넘은 2골을 먼저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해 결국 승부차기서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프랭크 토마스 감독 체제서 한국에서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포함해 많은 친선경기를 치른 토트넘이 경기 초반 실전 공백이 있었던 PSG를 압도했다. PSG는 지난달 클럽월드컵까지 늦은 시즌을 치르느라 그간 특별한 실전 없이 쭉 휴식을 취해왔다.
그런 까닭에선지 토트넘이 전반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23분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이 역습 상황 볼을 끊어낸 이후 모하메드 쿠드스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방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적생 골키퍼 뤼카 슈발리에가 이를 막아냈다. 슈발리에는 지난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의 올해의 골키퍼를 수상하며 릴OSC에서 이적해 기존 주전이었던 지안루이지 돈나룸마를 밀어내고 안방 골리가 됐다.
안정적으로 토트넘의 공격을 막아냈던 PSG가 결국 세트피스 상황에서 첫 실점을 했다. 전반 39분 토트넘의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롱볼을 연결했다. 주앙 팔리냐의 슈팅이 슈발리에의 손에 맞고 굴절되면서 크로스바를 맞고 다시 튕겨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토트넘의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이를 오른발로 다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맹공 속에 PSG는 이렇다할 득점 장면도 만들지 못한채로 후반전을 0-1로 시작했다.
후반전 토트넘이 기세를 타고 득점을 올렸다. 후반 2분 히샤를리송이 때린 강력한 슈팅을 슈발리에가 다시 한 번 막아냈다. 이어 1분 후 이번엔 프리킥 찬스서 페드로 포로가 절묘하게 감아차서 올린 크로스를 어느새 침투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깔끔한 헤더로 방향을 돌려놓으면서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0-2로 몰린 PSG는 이후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후반 21분 브래들리 바르콜라의 득점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는 등 좀처럼 활로가 뚫리지 않았다. 결국 후반 23분 PSG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강인은 이브라임 음바예와 함께 바르콜라, 워렌 자이르-에메리 대신 교체 되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른쪽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뛰게 된 이강인은 이후 토트넘을 강하게 압박하며 공격 작업에 참여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결국 PSG의 만회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아크 앞까지 공격에 가담한 이강인은 비티냐가 내준 공을 침착하게 트래핑한 이후 강하고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대 오른쪽 하단 구석을 찔러 넣었다.

득점 이후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곧바로 동료들과 함께 다시 수비 복귀한 이후에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결국 PSG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우스망 뎀벨레가 오른쪽 측면에서 깔끔한 크로스를 올렸고 곤살로 하무스가 문전 헤더로 이를 밀어넣으면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갈렸다. PSG의 첫 번째 키커 비티냐가 실축하면서 암운이 드리웠다. 반대로 토트넘은 1번 키커 도미닉 솔랑케과 2번 키커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모두 성공했다. 하지만 PSG는 하무스에 이어 3번 키커 뎀벨레까지 득점을 올리며 침착하게 추격했다.
결국 3번째 키커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토트넘 선제골의 주인공 판 더 펜의 킥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후 4번째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깔끔한 슈팅으로 또 한 번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토트넘은 4번째 키커 마티스 텔의 슈팅이 왼쪽으로 벗어나면서 또 한 번 실축했다. 결국 PSG의 5번째 키커 누누 멘데스가 승부차기 슈팅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면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뒀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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