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옥태훈 프로가 KPGA 선수권 대회에 이어 군산CC 오픈까지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금 순위와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옥태훈 프로가 대세로 떠오른 이유 중 하나는 퍼팅으로 꼽힌다. 옥태훈 프로의 일관된 퍼팅 감각의 비결을 알아봤다.

최근 골프계에서는 감각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퍼팅 훈련이 대세다. 투어 선수들은 퍼팅도 과학적으로 접근해 공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굴러가는지를 숫자로 분석해 퍼팅 스트로크를 교정한다. 퍼팅이 잘 되려면 공이 어디로 시작해 얼마나 굴러가는지를 정확히 조절해야 하는데, 방향은 퍼터 페이스의 각도(90%)와 스트로크 궤도(10%)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퍼터 페이스가 0.4도 닫히고, 스트로크가 약간 안쪽에서 바깥쪽(인 - 아웃)으로 2도 나갔다면, 공은 약 -0.16도 왼쪽으로 출발한다. 거리는 출발 속도에 달려 있다. 공이 시속 1.8m로 출발하면, 보통 1.94m 정도 굴러간다(그린 스피드에 따라 달라짐). 이렇게 데이터를 알면, 감에만 의존하던 퍼팅의 예측이 가능해진다. 정확한 퍼팅 데이터 도출을 위해서는 퀸틱(Quintic)이나 캡토(Capto) 같은 첨단 분석 장비를 사용한다. 퀸틱은 고속 카메라로 볼의 출발각, 속도, 회전 등을 측정하고, 캡토는 퍼터에 부착해 템포와 페이스 각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준다.

옥태훈 프로에게 우승 안겨준 핵심 훈련 2가지
옥태훈 프로는 7월 18일 현재 평균 버디율 2위(25.34%)와 함께 평균 퍼트 수가 1.70개로 2위다. 퍼트가 따라주니 평균 타수가 69.09타로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데뷔 초에는 빠른 그린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승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2021년부터 퍼팅 코치 김규태와 함께 퀸틱 분석을 활용해 훈련을 시작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며 현재 KPGA투어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김규태 코치로부터 옥태훈 프로가 퍼팅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핵심 훈련 두 가지에 대해 들어보았다.

첫째, 일정한 거리 조절 감각을 ‘수치’로 바꾸는 템포 훈련이다.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정한 리듬이다. 거리 조절은 퍼터의 속도로 결정되고, 이 속도는 리듬이 만들어준다. 이를 위해 김 코치는 메트로놈을 활용해 템포를 수치화했다. 빠른 그린과 느린 그린에서 각각 다른 템포로 훈련하며, 어떤 그린에서도 즉시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스마트폰 앱이나 디지털 메트로 놈을 활용해 따라 할 수 있다. ‘딱-딱’ 두 박자에 맞춰, 첫 박자에는 어드레스부터 백스트로크까지 퍼터를 이동시키고, 두 번째 박자에는 백스트로크 톱에서 피니시까지 메트로놈에 맞추어 스트로크 훈련을 반복한다. 템포가 익숙해지면 빠른·느린 그린 템포 전환 연습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정확한 그린 리딩을 위한 머릿속 ‘퍼팅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라인을 읽는 능력, 단순한 감이 아니라 단계를 나누어 퍼팅 그린 리딩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머릿속으로 “이 정도로 치면 들어가겠지” 하고 시뮬레이션한 후 실제 결과와 비교한다. 생각보다 짧았는지, 라인을 너무 과하게 봤는지 등 비교를 반복하며, 두뇌의 그린 리딩 능력을 정교화한다.
최소 브레이크와 최대 브레이크에 대한 시나리오 훈련도 진행했다. 한 라인에 대해 빠른 볼 스피드로 직선에 가깝게 굴리는 방법으로 퍼트를 해보고, 느린 스피드로 브레이크가 큰 퍼팅 라인으로도 퍼트를 해보면서, 두 가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다. 이렇게 훈련을 하면, 공격적인 원 퍼트가 필요한지, 안전하게 투 퍼트를 노릴지 판단이 쉬워진다.
감각은 시작일 뿐이다. “감으로 시작하고, 데이터를 통해 교정한 뒤, 다시 감으로 굳힌다.” 이것이 옥태훈 프로가 말하는 퍼팅 훈련의 핵심이다. 아마추어 골퍼도 따라 할 수 있다. 핸드폰에 메트로놈 앱을 다운받아서 템포를 맞추고, 퍼팅 감각을 숫자로 점검해보라. 당신의 퍼팅도 분명 달라질 수 있다.
[writer] 홍영학(텐서골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