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필드 리뷰 결과 파울이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습니다.”
잠잠했던 비디오 판독(VAR) 판독 결과 장내 방송(VAR PA)이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였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22분 대구가 골망을 흔들었다. 우측면 황재원의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 세징야가 헤더로 돌려놨다.

계속해서 서울을 추격하던 대구가 3-2로 스코어를 뒤집는 듯했다. 대구 선수들과 김병수 감독은 포효했고, 세징야는 왕관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득점이 곧바로 인정되지 않았다. 김종혁 주심은 VAR실과 소통 후 온 필드 리뷰를 시행했다. 득점으로 이어지는 과정 속 파울 여부 확인했다. 앞서 대구 미드필더 이용래가 서울 미드필더 황도윤의 발을 밟은 것이 확인됐다.
김종혁 주심은 리뷰를 마친 뒤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그는 “온필드 리뷰 결과 대구 74번 이용래 선수의 파울이 확인돼 골을 취소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전까지 수신호를 보여준 것과 달리 직접 육성을 통해 판정 결과를 설명했다.


VAR PA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판정의 투명성과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다. 주심이 온필드 리뷰를 통해 판정을 내린 뒤 경기장 스피커를 통해 해당 판정의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방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3년 클럽월드컵 처음으로 이를 시행했고, 2023 FIFA 여자월드컵, 2025 클럽월드컵에서도 해당 제도가 운영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2023년부터 도입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또한 새 시즌부터 도입을 앞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K리그 역시 이번 시즌 내 도입을 목표로 4월부터 VAR PA 운영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리고 지난달 VAR PA의 시범운영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선정된 5경기에서 VAR PA는 단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다가, 대구와 서울전에서 첫선을 보이게 됐다.
판정과 관련해 육성 설명까지 더해지면서, 수긍하는 분위기도 이어졌다. 대구 팬은 아쉬움의 탄식을, 서울 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서울-대구전 후 9일 열린 수원삼성-안산그리너스, 부산하이파크-인천유나이티드(이상 K리그2)에서도 VAR PA가 시행됐다. 그동안 쌓여왔던 판정에 대한 불신과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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