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되어 돌아가겠다.”
안준호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97-86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FIBA 자카르타 아시아컵 2022 준우승에 빛나는 레바논을 상대로 무려 22개의 3점슛을 성공, ‘KOR든스테이트’의 위력을 과시했다.

결국 ‘죽음의 조’로 불린 A조에서 호주 다음은 대한민국이었다. 카타르, 레바논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모두 꺾었고 이제는 괌을 넘어 중국을 바라본다.
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대한민국 농구를 보여줬다. 40분 내내 쉴 틈 없이 압박 수비, 트랜지션 등 이를 통해 이어지는 22개의 3점슛까지,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였다. 이정현과 여준석이 없음에도 다른 선수들이 두 선수의 몫까지 ‘원팀 코리아’로서 충분히 해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죽음의 조’에서 빠져나왔다.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도전할 것이다. 정말 전설이 되어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이정현, 여준석의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줘야 했다. 양준석, 문정현, 김종규 등 그동안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들은 레바논과의 파워 게임에서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안준호 감독은 “우리의 선발 라인업에는 3명의 새로운 얼굴이 있었다. (김)종규, (문)정현이, (양)준석이까지 1쿼터 시작을 철저히 우리 분위기로 가져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준석이는 포인트가드로서 제 역할 이상을 해줬다. 나머지 선수들도 코트에 나갈 때마다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했고 고무적이다. 다음 경기에도 그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레바논전은 이제 끝났다. 앞으로 더욱 침착해야 한다. 심장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다시 준비하겠다”고 더했다.
대한민국은 8강 결정전에서 B조 3위에 오른 괌을 만난다. 일본, 이란에 꺾인 그들이지만 방심은 금물. 안준호 감독은 “이제부터는 단판 승부다. 어느 팀이더라도 존중하며 경기에 임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집중력, ‘원팀 코리아’ 정신으로 정말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아껴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 정말 많이 준비하고 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안준호 감독은 레바논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에 대해 디드릭 로슨, 아미르 사우드, 알리 만수르를 꼽았다. 그는 “로슨은 KBL에서 가장 득점력이 좋은 선수이며 MVP였기에 우리의 가장 큰 숙제였다. 그리고 사우드와 만수르를 봉쇄하는 것에 있어 승부가 갈린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철저히 봉쇄해야만 경기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플랜 대로 농구를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면서 잘 이끌었다”고 밝혔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