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LAFC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MLS에 입성했다. 앞서 LAFC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간 활약한 끝에 LAFC에 합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토트넘에서 달고 뛰었던 7번 그대로다. 손흥민은 홍명보, 황인범 등에 이어 역대 9번째 한국인으로 MLS 무대를 밟았다.
샐러리캡(연봉상한제)을 적용하는 MLS에서 손흥민은 2027년까지 LAFC의 지정 선수(샐러리캡을 적용 받지 않는 선수)로 등록돼 활약한다. 이후 활약 여부에 따라 2029년 6월까지 추가 연장 계약 옵션도 더했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MLS 사무국은 홈페이지에서 "손흥민의 이적료가 2650만달러(약 367억원)로 추정된다"고 밝혀 지난 2월 에마뉘엘 라테 라트(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기록한 종전 리그 최고 이적료(2200만달러·약 305억원)를 넘어섰다.
손흥민은 LAFC 입단 기자회견부터 슈퍼스타급 대우를 받았다. 베넷 로즌솔 LAFC 구단주와 구단 수뇌부를 비롯해 캐런 배스 LA 시장, 헤더 허트 LA 10지구 시의원,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김영완 주LA 총영사 등도 기자회견 현장에 참석해 손흥민의 입성을 환영했다. 또 LAFC를 응원하는 서포터스 수십 명이 북을 두드리고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이밖에도 LA 다저스(야구)와 LA 클리퍼스(농구) 등 LA를 연고로 한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 대해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일제히 올렸다. 잉글랜드 축구 스타이자 MLS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도 "MLS에 온 것을 환영해 친구, LA에 온 것도"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은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있었기에 (팀을) 떠나는 건 정말 힘들었다. 이제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고 LA를 선택했다"면서 "나이가 있지만 아직 신체적으로도 좋고 다리도 잘 움직이며 퀄리티도 있다. 선수들과 함께할 날이 기대되고 우승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애초 LAFC가 최우선적인 차기 행선지는 아니었다고 밝힌 손흥민은 "LAFC에서 먼저 연락을 줬고, 구단이 보여준 비전과 열정에 내 마음이 바뀌었다"며 미소 지었다.
손흥민은 특히 약 32만명의 LA 한인 교민들 응원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으로서 외국에 나와서 선수 생활하는 것이 행운이라 생각한다. 그분들(한인 교민)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게 내 목표라 생각한다. 내가 마음을 굳히는 데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의 LAFC 입성이 LA 한인 사회에 새로운 동력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다저스에 입단했던 오타니 쇼헤이가 그랬듯이 손흥민이 입단하면서 LAFC가 처음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면서 "과거 LAFC에서 활약했던 멕시코 출신 카를로스 벨라는 LA 내 지역 사회와 즉각적인 유대감을 형성했다. 손흥민도 한인 커뮤니티가 확고한 LA에서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P-1 비자(예술체육인용)와 국제이적증명서(ITC)를 받는대로 곧장 LAFC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전날 BMO 스타디움을 찾아 홈팬들과 첫인사를 나눈 그는 "경기장에서 팬들이 미친 듯이 응원하는 걸 봤다. 당장 뛰어들고 싶었다. LAFC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동안 모든 걸 쏟아붓고 자랑스러운 선수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까지 몸을 만들면서 새 무대에서 뛸 준비를 마친 손흥민은 "난 이곳에 축구하러 왔다. 최대한 빨리 경기장에서 팬들께 인사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특유의 겸손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MLS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일 것도 다짐했다. 그는 "내가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고 해서 미국에서 활약을 펼치는 건 보장이 없다. 0에서 시작한다. 팀을 떠날 때는 레전드(전설)로 불리면서 나가고 싶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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