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기념품 매장을 포함한 몇몇 홀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여기에 '입장권 삽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골프팬들을 오크몬트 컨트리클럽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US오픈을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방문객 수를 최소 25만명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메이저 대회 US오픈은 막대한 경제적 파급력을 가진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USGA가 파인허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124회 대회가 끝난 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효과는 2억4250만달러(약 3313억5200만원)에 달한다.
USGA는 올해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늘어난 수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경제 연구소는 이번 대회 기간에 발생하는 직접적인 수입은 7740만달러, 오크몬트 자치구가 추가로 얻는 세수 수입이 490만달러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는 현장에 방문한 갤러리들이 지출한 금액만 포함된 수치다. 중계권료와 스폰서, 홍보, 일자리 창출 등까지 더해지면 최소 2억5000만달러(약 3419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츠버그와 펜실베이니아주로 지역을 확대하면 이번 대회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가 5억달러에 달한다고 USGA는 전망했다.
인구가 약 6500명밖에 되지 않는 오크몬트 자치구에서 이 같은 경제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첫 번째로 티켓 판매 수익 덕분이다. 입장권의 평균 가격을 200달러로 잡고 예상 방문객을 25만명으로 계산했을 때 수익은 5000만달러(약 683억9000만원)다. 대부분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됐는데 입장권 가격은 66.70~5000달러로 다양했다.
두 번째는 US오픈을 찾은 골프팬들이 오크몬트 자치구에서 사용한 식비와 숙박비, 교통비 등이다. 오크몬트 자치구 인구의 38배에 달하는 약 25만명이 US오픈을 방문하는 만큼 호텔, 식당, 렌터카 등의 예약률과 이용률이 껑충 뛰었다. 톰 디닌 오크몬트 상공회의소 회장은 "US오픈이 개최되는 주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크몬트 자치구를 찾는다. 자영업자들은 이 기간에 평소 때보다 많은 수익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려드는 골프팬들로 인해 이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에 맞춰 US오픈 마케팅을 펼치는 가게들도 있다. 오크몬트 자치구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인 오크몬트 베이커리는 US오픈을 기념하는 빵을 출시하기도 했다.
경제적 가치에는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지만 US오픈 개최에 따른 지역 환경 개선 효과 등도 발생한다. 올해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10번째 US오픈을 개최하게 된 USGA는 과거에 발생했던 교통 문제 등을 예방하기 위해 480만달러를 해당 지역 도로 확충, 골프장 재설계 등에 투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USGA가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을 앵커 사이트로 정해 2033년, 2042년, 2049년에 US오픈을 개최하기로 약속한 만큼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줄리아 파인 USGA 이사는 "오크몬트 자치구, 피츠버그 지역 경제 개발과 관광에 도움이 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US오픈을 계속해서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현장을 찾게 될 골프팬들을 위해 각별히 신경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TV 중계가 만들어내는 경제 파급력도 상당하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중계되는 US오픈은 매년 2000만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는 최종일 미국에서만 평균 시청자 수는 590만명, 최다 시청자 수는 1140만명으로 집계됐다.
제125회를 맞은 올해 대회에서는 기념품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현장 반응도 있었다. US오픈 기념품 판매 담당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품절된 제품이 많다. 몇몇 자격 요건을 충족한 기념품 구매자들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선물은 일찌감치 동났다. 제125회 US오픈 기념품 구매를 미루다가 원하는 물품을 구하지 못한 골프팬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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