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매체의 ‘희망가’에도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아시아 대륙에 배정된 티켓은 8.5장이다. 이전보다 무려 2배(기존 4.5장)가 됐다. 그럼에도 중국에 주어진 월드컵 본선 티켓은 없다. 중국은 3차 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바레인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중국은 나름대로 본선 직행 가능성을 계산했다. ‘아시아 최강’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북중미행을 갈 수 있다고 믿는 눈치였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했을까. 중국의 ‘월드컵 드림’은 5일 인도네시아전에서 완전히 깨졌다. 중국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0-1로 패했다. 조 3~4위까지 주어지는 4차 예선 또한 나가지 못하게 됐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세계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어김없이 고꾸라졌다.
중국은 다행히 유종의 미를 거뒀다. 10일 중국 충칭 룽싱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 3차 예선 10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극적인 승부였다. 경기 내내 바레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간신히 승점 3을 추가했다.
중국은 3차 예선 3승 7패(승점 9)로 5위를 기록했다. 간신히 바레인을 끌어내리며 조 최하위 굴욕만큼은 피했다. 이제 중국은 2030 월드컵을 기약해야 한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3차 예선 일정을 마치며 희망을 전했다. 매체는 “바레인전 승리는 월드컵 좌절 속 작은 위안이 됐다”라며 “중국은 젊은 기운을 통해 다음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앞날이 험난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후닷컴’은 “중국은 ‘독일축구’를 본받아야 한다. 절망 속 다시 희망이 타오를 때가 있다. 중국축구가 그렇다. 이번 기회를 놓쳤지만, 바레인을 1-0으로 꺾고 조 최하위 굴욕에서 벗어났다. 18세의 어린 공격수 왕 위동이 데뷔골을 기록했다. 18세 199일 나이로 중국축구 역사상 월드컵 예선 최연소 득점자다. 그는 이제 새로운 10번이다”라며 “왕 위동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4년 후 중국축구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앞으로 4년의 시간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젊은 세대가 신뢰와 인내를 잃지 않는다면 중국축구는 부활할 것이다. 독일을 봐라. 유로 2000 조별리그 탈락 후 유소년 육성, 통일된 전술 철학, 검증된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았다. 최근 중국 역시 유소년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후진적인 훈련, 수준 높은 지도자의 부족 등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 기대가 컸던 만큼 월드컵 본선 좌절에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팬들은 중국 현지 매체의 건설적인 주장에도 “누가 보면 월드컵 우승한 줄 알겠다”, “다음 월드컵? 이제는 흥미롭지 않다”, “우린 그저 실력이 부족하다. 월드컵 수준이 아니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