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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LIVE]경쟁률만 157대1…바늘구멍 통과한 65인의 위대한 도전

메이저 US오픈 12일 개막
미국·일본 등서 예선 개최
65명의 선수가 출전권 획득
치과의사 보그트도 본선행
예선전 출신 우승 신화 도전

  • 임정우
  • 기사입력:2025.06.11 02:42:55
  • 최종수정:2025-06-11 1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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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US오픈 12일 개막
미국·일본 등서 예선 개최
65명의 선수가 출전권 획득
치과의사 보그트도 본선행
예선전 출신 우승 신화 도전
예선전을 거쳐 제125회 US오픈 출전권을 따낸 맷 보그트. AP 연합뉴스
예선전을 거쳐 제125회 US오픈 출전권을 따낸 맷 보그트. AP 연합뉴스

매년 US오픈 개막을 앞두고 골프팬들에게 엄청난 응원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늘구멍을 뚫고 본선 무대를 누비게 된 예선전 출신 선수들이다. 올해는 이들에게 더욱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가장 많은 1만 202명이 몰린 예선전을 거쳐 어렵게 출전권을 따냈기 때문이다. 제125회 US오픈은 12일부터 나흘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미국 10개 지역과 캐나다, 일본, 잉글랜드에서 진행된 최종 예선전에서 본선행 출전권을 받은 선수는 총 65명이다. 그중에서도 47명의 선수들은 지난 2일 하루 36개홀을 돌아 ‘골프에서 가장 긴 하루’로 불리는 최종 예선전을 통해 US오픈 출전을 확정했다.

4개의 메이저 대회 중 가장 개방적인 대회가 US오픈이지만 출전 자격을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5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자와 전년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출전자, 남자골프 세계랭킹 60위 이내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킨 선수들만이 US오픈에 직행하게 된다.

올해 예선전에 리키 파울러와 맥스 호마(이상 미국), 최경주 등 PGA 투어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PGA 투어와 PGA 투어 챔피언스 등에서 활약 중인 이 선수들이 모두 예선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아니다. 파울러와 호마, 최경주 역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며 올해 US오픈을 TV 중계로 지켜보게 됐다.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출전하게 된 65명의 선수 중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현직 치과의사인 아마추어 맷 보그트(미국)다. 워싱턴주 최종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을 확보한 그는 올해 대회가 개최되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의 캐디 출신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보그트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US오픈에 출전하는 오랜 꿈이 현실이 됐다. 여전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오늘 아침에는 팬들에게 처음 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분을 제대로 만끽해보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보그트는 버틀러 대학교 재학 시절 골프 선수로 활약했던 실력자다. 그러나 프로 골퍼가 아닌 치과의사를 택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시간을 쪼개 US오픈 지역 예선전과 최종 예선전에 참가했고 두 차례 모두 좋은 성적을 작성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2021년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 아마추어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는 보그트는 올해 US오픈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6년간 캐디로 일했던 만큼 골프장 구석구석까지 잘 알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연습 라운드를 돌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코스가 돼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그린의 크기가 커지면서 경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는데 차분하게 경기를 잘 치러보겠다”고 설명했다.

2개월 전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보그트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US오픈 최종일이 열리는 날이 아버지의 날인데 아버지가 내 곁에서 함께 해주실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내 실력을 발휘해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보그트 외에도 카메론 영과 아마추어 메이스 하웰(이상 미국) 등이 예선전에 이어 본선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주인공이 평가받고 있다. 2021~2022시즌 PGA 투어 신인상 수상자인 영은 오하이오주 최종 예선전에서 동타를 기록한 파울러, 호마, 에릭 콜, 체이스 존슨(이상 미국)과 치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US오픈 출전을 확정했다. 올해 17세인 하웰은 조지아주 최종 예선전에서 18언더파 126타를 기록하며 US오픈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선수들이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면 2009년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미국) 등과 US오픈 예선전 출신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존 보덴해머 USGA 최고 책임자는 “USGA는 US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방변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우리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앞으로도 USGA의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크몬트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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