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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묻어도 공 닦지마" PGA챔피언십 룰에 분노

매킬로이 3오버파 컷 위기
셰플러·쇼플리 모두 고전

  • 김지한
  • 기사입력:2025.05.16 17:31:37
  • 최종수정:2025-05-16 19: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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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챔피언십 1라운드 16번홀 그린 주변에서 샷을 시도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 16번홀 그린 주변에서 샷을 시도하는 로리 매킬로이. AP연합뉴스
마스터스를 제패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자신의 '텃밭'에서 열린 제107회 PGA 챔피언십 첫날 웃지 못했다. 매킬로이와 함께 플레이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디펜딩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도 고전했다. 악명 높은 '그린 마일' 홀에서 진흙이 잔뜩 묻은 공으로 플레이한 톱골퍼들이 고개를 흔들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홀로 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조는 셰플러·매킬로이·쇼플리가 속한 골프 세계 1~3위 조합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1라운드를 톱10으로 시작한 골퍼는 아무도 없었다. 셰플러가 그나마 2언더파 69타로 공동 20위에 올랐지만, 쇼플리는 1오버파 72타(공동 60위), 매킬로이는 이보다 더 참담한 3오버파 74타(공동 98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5번홀(파5)에서 셰플러가 약 10.8m 이글 퍼트를 성공하며 잠시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이곳에서 '마의 구간'으로 불리는 그린 마일의 시작점 16번홀에서 급격히 차가워졌다.

16번홀은 '사형장 가는 길'이라고 명명한 그린 마일 구간에서 가장 난도 높은 홀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파4홀인데도 파5 못지않은 535야드로 설정됐다. 이 홀에서 셰플러와 매킬로이, 쇼플리가 모두 더블 보기를 적어냈다. 셋 다 홀아웃을 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다. 셰플러와 쇼플리는 티샷을 정확히 페어웨이에 보냈지만, 두 번째 샷이 모두 그린 뒤쪽 물에 빠졌다. 매킬로이는 티샷부터 러프에 빠진 뒤 그다음 미끄러지면서 샷을 날린 바람에 공이 멀리 나가지 못했다.

이날 대회를 앞두고 퀘일홀로 클럽에 폭우가 내려 페어웨이 상태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때 공을 닦아내고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프리퍼드 라이 룰을 적용할 수 있는데 대회 주관 단체인 미국프로골프협회가 이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주어진 환경대로 플레이하는 골프의 본질을 지키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셰플러는 "더블보기를 하고도 아너(다음 홀에서 맨 먼저 티샷)를 지킨 건 내 골프 경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고도 진흙이 묻어서 다음 샷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건 답답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쇼플리도 "페어웨이에서 다음 샷을 잘할 가능성이 50%라는 게 정말 짜증이 났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나마 셰플러는 더블보기로 잃은 타수를 만회하고 후반 홀인 7·9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언더파로 마쳤고, 쇼플리도 보기 없이 버디 1개를 추가했다.

매킬로이는 정반대였다. 16번홀 이후 버디는 한 개도 없었고, 1번홀(파4)과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더했다. 만족스럽지 않았던 1라운드를 치른 뒤 매킬로이는 실망감에 취재진과의 인터뷰 없이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톱골퍼들이 힘겨워한 사이 버디 9개, 보기 2개로 7언더파 64타를 기록한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가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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