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 LG 트윈스가 무너졌다.
시즌 초반 영원할 줄 알았던 LG의 독주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 사이 파죽지세로 최근 분위기를 끌어올린 도전자들도 나타났다. LG가 왕좌를 지켰던 초반 판도에 확실한 균열이 생기고 있는 모양새다.
LG는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 경기서 2-3으로 패하면서 올 시즌 두 번째 연패에 빠졌다. 겨우 2연패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흐름이 좋지 않다.

29경기서 20승 9패 승률 0.690을 기록 중인 LG의 승률도 7할 아래로 떨어졌다. LG는 개막 이후 11경기서만 10승 1패의 질주를 펼쳤다. 그런 것을 감안하면 이후 10승을 더 쌓고, 8패를 추가한 셈이다. 막강했던 초반의 압도적인 기세는 확실히 한풀 꺾였다.
LG의 절대 왕좌가 위협받는 이유에는 팀의 부침과 도전자의 상승세가 맞물린 것이 가장 크다. LG는 지난 주 NC-KIA를 상대로 연속 루징 시리즈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반면 현재 나란히 2~4위에 늘어선 삼성·한화·롯데는 좋은 분위기 속에 LG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실제 2위 삼성이 3경기 차, 3위 한화가 3.5경기 차, 4위 롯데가 4경기 차로 LG를 추격 중이다. 아직은 차이가 있지만 시즌 초반 결코 좁힐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해보였던 수준은 확실히 아니다. 거기다 최근 10경기 삼성이 5연승을 포함해 7승 3패, 한화가 8승 2패, 롯데가 7승 3패를 기록 중일 정도로 흐름이 좋은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LG와 치열한 순위권 경쟁을 펼친 가장 위협적인 라이벌이었다. 올 시즌에도 2위로 LG를 바짝 뒤쫓던 삼성은 한때 5위까지 순위가 추락했지만 최근 5연승을 통해 지난 25일 부터 2위(당시 공동)를 되찾았다. 최근 이어진 홈 3연속 홈시리즈들을 통해 폭발적인 공격력을 되살렸다. 크게 편차가 있는 홈 성적(13승 6패)과 원정 성적(4승 6패)간의 편차를 줄여 고르게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숙제다.
올 시즌 강력한 가을야구 경쟁 후보였던 한화도 초반 극심했던 슬럼프서 완전히 탈출했다. 특히 팀 평균자책 리그 3위 ERA 3.46의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아직 타선의 폭발력이 완전히 불이 붙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투수 전력을 바탕으로 최근 어느 팀을 만나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들을 펼치고 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이제 타선이 조금 더 힘을 내준다면 한화의 선전은 돌풍을 넘어 기적의 레이스로 향할 조짐이다.


롯데의 초반 선전도 눈부시다. 주말 27일 두산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서 3-14 대패를 당하면서 4연승에 실패했지만 전체적인 페이스는 여전히 좋다. 삼성-LG와 함께 시즌 초반 최고의 타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공격(팀 OPS 0.747)이 최고의 강점이다. 팀 평균자책이 4.58로 리그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에는 두 자릿수 이상 실점을 하고 대패를 당한 일부 경기를 제외하면 전체적인 흐름이 나쁘지는 않다. 주요 선수들의 컨디션이 일제히 올라오거나 좋은 흐름을 유지하면서 ‘봄데’의 오명도 탈출할 기세다.
끝으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LG의 과제는 간명하다. 10승 1패를 달릴 당시 보여줬던 막강한 마운드의 힘과 최고의 공격력의 투타조화를 다시 되찾는 것이다. ‘엘동원’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시즌 초반 투수 골든글러브 집안 싸움을 벌이는 정도였던 기존 나머지 선발 투수들의 흐름도 다소 꺾였다. 타선 역시 쉬어갈 구석이 없었던 초반의 엄청난 사이클에서는 살짝 내려온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워낙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결국 LG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힘을 되찾는 것이 흔들리는 절대 1강과 선두 수성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