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잘했다. 선택이 잘못되서 졌을 때는 감독의 책임이다.”
시즌 첫 연패에 빠진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전날(22일) 경기를 돌아봤다.
염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22일 일전을 복기했다.


LG는 22일 잠실 NC전에서 5-6으로 분패했다. 초, 중반 분위기를 내준 뒤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뒷심이 아쉬웠다. 지난 20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3-9로 패한 뒤 이날도 무릎을 꿇은 LG는 이로써 시즌 첫 연패와 마주했다.
사령탑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다 이긴 경기를 못 이겼다. 그게 야구다. 어제는 뭘 해도 안 되는 날”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어제도 선수들은 매우 잘했다. 제가 결단을 내리고 선택한 부분들이 다 잘못되면서 진 시합이다. 선수들은 동점을 만들고 충분히 잘했다. KBO리그는 MLB나 일본프로야구에 비해 7, 8, 9회 감독의 영향력, 선택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제는 제가 실패한 경기다. 감독들은 결과로 이야기한다. 최상의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결과가 안 나왔다. 선택이 잘못되서 졌을 때는 감독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감독의 판단 미스를) 줄여야 한다. 패보다 승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그 팀이 목표한 성적을 달성할 수 있다. 3분의 1은 1등도 지고 꼴등도 이긴다. 3분의 1은 무조건 진다. 1등도 3분의 1은 지는 것이 야구다. 마지막 3분의 1의 시합이다. 1점 차 승부에서 감독이 어떤 영향력을 보이고 얼마나 많은 승리를 챙기느냐가 중요하다. 3분의 1 시합을 얼마나 잘 해내는 벤치의 영향력이 있어야 순위를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9회말이었다. 해당 이닝 전까지 4-5로 끌려가던 LG는 박동원의 동점 솔로포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후 구본혁의 2루타와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가 됐다. 3루에는 대주자 최원영이 투입된 상황.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이영빈은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어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문성주가 투수 땅볼에 그치며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영빈이가 타석에 있었다. 영빈이에게 어떻게 할 까 고민을 많이 했다. 수어사이드 스퀴즈는 아예 생각하지 않았다. 주자가 좋으니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를 고려했다. 치게 할까도 고민했다. (구)본혁이도 그런 상황에서 끝내기를 치면서 성장했다. 결국 희생타, 안타를 치면 팀도 이기고 영빈이에게 좋은 성장의 바탕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실패했다. 실패하면 영빈이는 안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좀더 성장이 늦어지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그 한 번의 기회들을 성공 시키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선수의 멘탈, 자신감에 큰 차이가 난다. 내 선택이 잘못됐다. 차라리 (다른 것을) 했으면 시합도 이기고 (이영빈이) 상처 역시 안 받았을 것이다. 감독의 선택이었다. 실패하면 결국 감독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지환은 타석에 설 몸 상태가 아니었다고. 염 감독은 “(오)지환이는 내일(24일) 까지도 타격이 안 될 것 같다. (주말 3연전) KIA 타이거즈전도 안 될 것 같다. 어제도 쉬어줬어야 되는데, 할 수 없이 대주자를 써야 해서 (대수비로) 내보냈다. 허리가 안 좋다. 수비는 괜찮은데 치면 딱 통증이 오는 부위다. 타격은 아예 안 된다”고 설명했다.
22일 휴식을 취한 박명근은 이날 정상 출격 대기한다. 염경엽 감독은 “안 나오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좀 더 쉬어줘야 했다. 길게 보고 휴식을 줘야 될 때라 생각했다. 누구는 안 쓰고 싶었겠나. 제일 마지막에 던지게 하려 했다. 뭉침 증세가 약간 있어서 최대한 하루라도 휴식을 주려 했다. 오늘은 정상적으로 간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투수 송승기와 더불어 송찬의(우익수)-문성주(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지명타자)-구본혁(유격수)-이주헌(포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송찬의가 1번 타순에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염 감독은 (송)찬의가 볼도 잘 본다. (홍)창기가 컨디션이 안 좋고, 첫 게임 했을 때 타이밍이 아예 안 맞았다. 쉬게 했다. 이럴 때 쉬어야 한다. 후반에 나가면 된다.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안 좋을 때 타이밍 안 맞는 투수 상대하면 어렵다. 작년에는 대체할 선수가 없어서 대체를 못한 것이다. 올해는 대체할 사람이 있는데, 굳이 창기에게 어려움을 겪게 만들 필요가 없다. 찬의에게는 경험이 되고 스스로 공략할 확률이 높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현수도 컨디션이 좋지만 (박)동원이가 좋다. 현수가 지명타자 하는 것보다는 동원이가 하는 것이 타선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현수가 쉬었다가 후반에 대타 카드를 쓰면 활용도가 훨씬 높다”고 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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