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그너팁, ‘무(無)봉제’장갑 등 이색아이템,
당구장 프랜차이즈도…국내, 베트남에 두곳씩
얼마전 PBA 왕중왕(SK렌터카배월드챔피언십)에 오른 사이그너는 우승 후 독특한 세레머니를 펼쳤다. 우승을 확정하고 두 주먹을 불끈쥐며 포효한 후 당구대 가운데로 가더니 카메라를 향해 큐 팁을 어루만지는 포즈를 취했다. 자신이 쓰고있는 ‘사이그너 매직 팁’을 소개하는 의미였다.
이 팁은 사이그너가 당구용품회사 니즈(NIZ)와 1년여에 걸쳐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사이그너 후원사이기도 한 니즈는 육상선수 출신 김준(33) 대표가 지난 2023년 12월 설립한 신생 당구용품업체다.
“中당구 시장, 국외 포켓볼시장 진출 추진”
니즈는 신생업체임에도 ‘사이그너 매직 팁’, 봉제선이 없는 ‘심리스’ 당구장갑, 초크에 분홍색을 입힌 ‘TP초크’ 등 여러 독자적인 아이템으로 당구계 주목을 받고 있다.
마케팅 방식도 남다르다. 사이그너를 비롯, 용현지 김예은 한지은 위마즈 이범열 이하린 진혜주 등 국내외 선수 50여 명을 후원하고 있고, 젊은 감각을 내세워 페이스북 등 SNS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아울러 당구장 프랜차이즈 사업도 병행, 현재 국내 두 곳과 베트남 두 곳에 진출한 상태다.
니즈는 올해에는 중국 등 외국시장과 포켓볼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준 대표를 니즈 빌리어즈 배곧 본점에서 만났다. 약 860㎡(260평)인 이곳에는 사무실과 쇼룸도 갖춰져 있었다.
▲먼저 니즈(NIZ)를 소개해 달라.
=여러 당구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팁, 장갑, 초크가 주력 아이템이며, 당구장 프랜차이즈사업도 하고 있다.
▲‘니즈(NIZ)’는 무슨 뜻인가.
=뉴 아이템 존(New Item Zone)의 약어다. 새 제품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하고, 새로운 당구 문화를 정착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더욱이 당구용품업계는 전반적으로 연령층이 높은데.
=본래 당구쪽과는 관련이 없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육상선수로 활동했고, 부상으로 은퇴한 후 군에 입대했다. 2016년 군 제대 후 할 일을 찾다가 이듬해 우연히 당구장을 인수해 운영했고, 그게 기반이 됐다. 본격적으로 용품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건 2021년 이 자리에 대대전용 구장을 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그땐 차유람 선수가 송도에서 당구장을 운영 중이었는데, 그 당구장이 문을 닫자 당시 그곳에서 상주하던 비롤 위마즈가 우리 당구장으로 넘어왔다. 그때부터 자연스레 웰컴저축은행 소속 선수들과 교류가 많아졌고, 용품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팁이었다. 마침 2023년 세미(사이그너)가 PBA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1년 동안 팁을 함께 개발했다. 이후 팁부터 장갑, 초크, 그립, 큐가방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나갔다.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이렇게 활발하게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과거 운동선수 시절부터 미래를 열어두는 편이었다. 따라서 체고나 체대로 진학하지 않고, 성균관대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스포츠마케팅 등 경영과 관련한 지식을 쌓았고, 사업하며 교수님들께 자문도 받았다. 운동선수 출신이어서 그런지 포기하지 않는 마인드, 강한 추진력과 의지도 사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신생업체인데 성장세가 두드러져 보인다.
=당구용품업계엔 이미 훌륭하고 역사가 오랜 업체들이 많다. 이런 선두주자를 벤치마킹하되, 제품생산과 마케팅 방식에 니즈만의 노하우를 녹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주력 아이템을 소개해달라.
=팁, 장갑, 초크가 주력 아이템이다. ‘사이그너 매직 팁’은 앞서 말했듯 사이그너 선수와 1년 동안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품질이 보장돼 있다. 사이그너 선수 본인도 이 팁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크다. 왕중왕전 세레머니에도 내 입김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하하. 본인이 자연스럽게 한 거다. 장갑은 ‘심리스’ 공법을 적용해 만들었다. 속옷공장에서 속옷 재질로 생산하는 제품이며, 접합식으로 만들어 봉제선이 없다. 때문에 착용감이 남다르다. 초크는 ‘TP초크’가 기본 아이템인데, 곧 신제품 ‘매직초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팁 장갑 그립은 모두 국내생산이다.

▲제품이 하나같이 이색적인 면이 있는데.
=니즈는 차별화된 브랜드이미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도 사명인 ‘뉴 아이템 존(New Item Zone)’의미를 반영해 색다른 제품을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 다량으로 찍어내는 흔한 제품이 아닌, 당구인의 니즈에 맞춘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다만 이런 제품은 생산단가가 비교적 높다는 점을 고려, 앞으로는 보급형 제품도 출시해 밸런스를 맞출 계획이다.
▲선수 후원 규모, SNS 홍보 방식 등 마케팅 면에서도 눈에 띈다.
=현재 국내 25명, 베트남 15명, 튀르키예 10명 등 당구선수 50여 명을 후원하고 있다. 이렇게 후원 규모를 키우는게 사실 처음엔 조금 겁이 나기도 했다. 다만 나 스스로도 운동선수 출신이다 보니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마음에 후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운동선수는 실력이 기반이 돼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본인 이미지메이킹도 중요하다. 현재 많은 선수를 후원하고 있지만, 무차별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부분을 세심히 검토해서 결정한다. 특히 이미 톱스타인 사이그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니즈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유망한 선수 위주로 후원하고 있다.
▲다른 업체에 비해 SNS 마케팅도 상당히 활발하다.
=아무래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을 하니 나오는 장점인 것 같다. 다만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당구업계 자체가 다소 ‘올드’한 경향이 있다 보니 SNS 마케팅을 활발하게 하는 업체가 별로 없는 상태지만, 그리 어려운 방식도 아니고 효과도 좋으니 열심히 하고 있다.

▲당구장 프랜차이즈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당구장 사업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좋아 보여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국내엔 이곳 배곧본점과 천안 두 곳을 운영 중이고, 베트남에도 나트랑, 다낭 지역에 두 개 니즈당구장이 있다. 올 상반기 중 베트남 내 다른 지역에 진출할 생각이다.
▲니즈빌리어즈 배곧 본점을 소개해달라.
=860㎡(260평) 규모에 당구대는 브레통, 가브리엘, MIK제품이 각 10, 4, 4대식 모두 18대다. 큐스코파크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며, 니즈 사무실과 쇼룸도 함께 쓰는 공간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계속해서 신소재 등을 통해 새로운 당구용품을 개발해 나가는 것, 그리고 니즈를 널리 알리는게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국외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특히 당구인구만 1억명에 달한다고 히는 중국시장, 세계적으로 당구용품 소비가 많은 포켓볼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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