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하이런11점’ 트란탄럭 50:23 제압
2019년 첫 출전 후 4번만에 우승
공동3위 야스퍼스, 멕스
행운의 여신도 조명우 편이었다.
49:23, 우승까지 단 1점을 남겨놓은 조명우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샷을 날렸다. 배치는 뒤돌리기였다. 조명우가 강하게 샷을 했는데 순간적으로 키스 나면서 조명우 공이 제2적구를 스치듯 맞았다. 공이 맞은 걸 직감한 조명우가 멋쩍어 한 사이, 상대인 트란탄럭이 다가오면서 “맞았다”면서 새로운 세계 챔피언에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조명우가 마침내 세계3쿠션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14년 서울대회 최성원 이후 한국선수로는 10년만이다.
‘슈퍼종단샷’ 등 화려한 샷 선보여
‘행운의샷’ 포함 하이런 11점으로 우승 피날레
조명우(세계5위, 서울시청 실크로드시엔티)는 29일 밤 베트남 빈투안에서 열린 ‘제76회 세계3쿠션선수권’ 결승에서 베트남의 트란탄럭(21위)을 50:23(20이닝)으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공동3위는 딕 야스퍼스(1위, 네덜란드)와 에디 멕스(7위, 벨기에)가 차지했다.
이로써 조명우는 지난 2019년 덴마크 란데스에서 열린 ‘제72회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한 이래 4번 도전만에 세계챔피언이 됐다. 아울러 지난 2014년 서울대회(67회)에서 최성원이 브롬달을 제치고 우승한 후 10년만에 한국선수로 세계선수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결승전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끌었다. 26세의 조명우는 이미 월드톱클래스이고, 베트남 차세대 기수인 34세 트란탄럭도 이번 대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파이널까지 올라온 강호다.
게다가 두 선수는 이미 준결승에서 큰 산을 넘었다. 조명우는 멕스를 50:35(24이닝), 트란탄럭은 세계1위 야스퍼스를 단 16이닝만에 50:32로 물리치며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트란은 이번 대회에서 레가즈피(32강) 자네티(16강) 뷰리(8강) 야스퍼스(4강) 등 유럽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런 만큼 결승전은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용호상박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결승전 뚜껑을 연 결과, 승부는 큰 점수차로 갈렸다. ‘애버 보존의 법칙‘이라는 당구계 속설이 그대로 적용된 탓인가. 야스퍼스와의 4강전에서 3점대 애버리지(3.125)를 기록했던 트란탄럭은 정작 결승전에선 실수가 잦았다. 반면 조명우는 장기인 폭발적인 장타는 없었지만 꾸준한 득점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선공‘을 잡은 조명우는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초구부터 브레이크타임에 들어간 9이닝까지 연속득점하며 22:5로 전반을 마쳤다. 조명우는 여기서 이미 승기를 잡았다. 트란은 5이닝 연속공타 포함, 9개 이닝 중 7개 이닝서 공타할 정도로 공격이 안풀렸다.
조명우가 큰 점수차로 앞서갔지만, 이번 대회 트란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
후반전이 되자 트란의 추격이 시작됐다. 10~12이닝 동안 7점을 보태며 25:12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더 이상 위협적인 공격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비해 조명우는 빅이닝은 없었지만 꾸준한 득점으로 점수차를 유지했다. 특히 20이닝의 ’단-단-단-단-장‘의 슈퍼 종단샷을 포함, 멏 차례 환상적인 샷을 선보여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트란이 마지막 승부를 던졌다. 18이닝에 하이런9점으로 38:23까지 추격에 나섰고, 관중석도 들썩거렸다. 그러나 대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결국 조명우가 49:23으로 앞선 20이닝 공격에서 마지막 행운의 샷 포함, 하이런 11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6세 조명우가 새로운 세계3쿠션챔피언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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