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째 전승 우승 생각, 팀원도 그렇대요”
오성욱 몬테스 적응에 김민아 김현우 각성 ‘큰힘’
“우리 팀엔 천적 없고, 있어도 생각안해”
지난 PBA팀리그 3라운드는 그야말로 NH농협카드의 독무대였다. 팀리그 출범 이래 최초로 8전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고, 3라운드만에 팀리그 2관왕에 오르게 됐다.
팀원들의 성적도 독보적이다. 김보미는 12승3패(승률 80%)로 승수 1위, 승률 2위에 오르며 3라운드 MVP로 선정됐다. 또한 김현우(승률 87.5%, 승률 1위) 김민아(9승3패, 승수6위) 몬테스(애버리지 6위, 2.000) 등 다른 팀원들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NH농협카드의 압도적인 질주 한 가운데는 역시 ’주장‘ 조재호가 있었다. ‘캡틴 조‘는 3라운드 12승4패로 승수(공동1위)와 승률(75%, 공동4위), 애버리지(1.957, 8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적절한 세트오더 편성과 탁월한 리더십도 그의 몫이었다.
“외국 선수 개인투어 석권…나도 의식”
3라운드 전승 우승으로 기분좋은 추석연휴를 앞두고 있는 27일 조재호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3라운드를 전승으로 우승했는데 소감은.
=벌써 올 시즌 2관왕에 올라 정말 기분이 좋다. 특히 이번엔 전승 우승 기록을 세워 더욱 기쁘다. 게다가 팀원 모두 합심해 우승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더욱 만족스럽다.
▲언제쯤 전승우승을 생각했는지.
=3라운드에서 5승째를 거두었을 무렵 전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괜히 설레발 쳤다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마음에 전승 생각을 접었다. 그런데 최종일 크라운해태와의 경기 직전엔 나도 모르게 전승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그때 돼서야 팀원들에게 전승으로 우승을 해보자는 말을 꺼냈다. 그랬더니 전체적으로 사기가 더욱 돋아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됐다. 우승하고 나서 팀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모두가 5승 때쯤 ‘전승 우승’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다만 나처럼 말을 아꼈다고 했다. 우리 팀은 이런 부분에서도 마음이 참 잘 맞는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을 텐데, 앞으로 남은 2라운드 중에 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 라운드에도 그랬지만, 대회를 시작할 때 우승 욕심을 버린다. 우승에 집착하면 부담감만 생기기 때문이다. 팀원 모두가 그렇다.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단 한 경기, 한 세트에 집중하고, 본인들이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만 한다. 그렇게 작은 성과를 쌓아 올리다 보면 이번처럼 우승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3라운드 우승 원동력을 꼽자면.
=우선 역시 팀워크다. 팀원 모두 함께 만들어낸 우승이다. 그 다음으로는 새로 영입된 오성욱과 몬테스가 팀에 빠르게 녹아든 부분을 꼽고 싶다. 특히 몬테스는 정말 중요한 순간에 팀에 승리를 자주 가져다줬다. 마지막으로는 김민아 김현우 선수의 각성이다.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마치 스펀지처럼 내 조언을 정말 잘 흡수한다. 마민캄 선수도 사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지만 불만 없이 웃어주면서 맏형 역할을 든든히 해줘 너무 고맙다.
▲팀워크를 원동력이라 했는데,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특별히 하는 게 있나.
=딱히 없다. 모두 마음이 잘 통하고 서로 유대감이 깊다. 김민아 김현우는 우리팀 원년멤버로 이미 합이 잘 맞는다. 새로 들어온 오성욱은 개인적으로 이미 친분이 깊고, 몬테스는 경기 안팎으로 정말 잘 녹아들었다. 모두 서로 믿고 열심히 해줘서 최고의 팀워크가 나왔다. 이를 위해 서로 배려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어떤 형태로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을 버리고, 팀을 위해 조금만 더 배려해 주면 그것만으로 팀워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오성욱 몬테스 활약이 대단했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오성욱은 지난 시즌 휴온스에서 우리 팀으로 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진짜 열심히하자’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몬테스도 (팀리그 지명때) 9개 팀 중 우리 팀을 가장 원했다고 들었다.
▲3라운드에서 8개 팀 모두를 이겼는데, 천적이 있나.
=그런 팀은 없다. 있다 해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특정 팀을 천적이라 생각하는 순간부터 시합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구단이 각별히 챙겨준다고.
=그렇다. 특별히 우리 구단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관계자들이 항상 현장에 와서 응원도 해주고, 식사도 사주며 팀원들이 부담 없이 시합에 임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음달엔 다시 개인투어가 시작한다. 올 시즌 국외파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조재호 선수 우승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올 시즌 계속해서 외국 선수들이 우승하다 보니 나 또한 당연히 이 부분이 의식된다. 꼭 내가 아니어도 한국 선수가 빨리 우승하길 바라고 있다. 최대한 빨리 우승하려 열심히 준비하는 중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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