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홍 박사’ 홍진표, 국가대표 감독 이어 유청소년 당구 전도사로 돌아오다

대전 아이리그(유청소년당구리그) 빌리언트샘 맡아 “당구는 학생에게 좋은 스포츠. 두뇌활동도 활발” 학생들이 당구치면서 흥미 느끼고 재밌어 할 때 보람 입문자는 4구, 학생선수에겐 기본기 위주 교육

  • 황국성
  • 기사입력:2023.09.23 12:54:56
  • 최종수정:2023.09.23 12:54:5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대전 아이리그(유청소년당구리그) 빌리언트샘 맡아
“당구는 학생에게 좋은 스포츠. 두뇌활동도 활발”
학생들이 당구치면서 흥미 느끼고 재밌어 할 때 보람
입문자는 4구, 학생선수에겐 기본기 위주 교육
‘홍 박사’ 홍진표가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유청소년 당구 전도사도 맡아 한국당구 씨앗을 뿌리고 있다.
‘홍 박사’ 홍진표가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유청소년 당구 전도사도 맡아 한국당구 씨앗을 뿌리고 있다.

‘홍박사’ 홍진표가 당구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유청소년 당구 전도사로 돌아왔다.

홍진표(대전당구연맹)는 지난해부터 대전지역 아이리그(유청소년당구리그) ‘빌리언트샘’을 맡아 해당 지역 학생들에게 당구를 지도하고 있다. ‘빌리언트샘’은 빌리어드+샘(선생님)으로 만든 합성어로 아이리그를 총괄하며 학생들이 당구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1년 가량 아이리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고 했다. 당구를 모르던 학생들이 당구를 치며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여전히 당구에 부정적인 학부모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홍 박사는 내년에 스포츠클럽 사업에 공모를 신청해 아이리그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홍진표는 지난해 PBA서 돌아왔다. 블루원엔젤스 소속으로 팀리그에서도 뛰었던 그다. 그러나 원래부터 2부로 떨어지면 PBA를 나올 생각이었단다. 팔이 잘 움직이지 않았으니, 성적이 좋을리 없었다. 비록 PBA를 떠났지만 블루원 팀원과의 좋은 분위기,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등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올해 초에는 당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김행직-허정한을 이끌고 세계팀3쿠션선수권에 다녀오기도 했다. 최근 이장희 대한당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운영하는 서울 논현동 JS당구클럽에서 홍진표를 만났다. 모처럼 만난 만큼, 빌리언트샘부터 PBA, 세계팀3쿠션선수권 관련 부분에 이르기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아이리그(유청소년당구리그) 빌리언트 샘을 맡고 있는데,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작년 아이리그 시작할 때(10월)부터 빌리언트샘을 맡았다. 찾아가는당구교실, 방과후당구교실 등 대전지역 아이리그사업을 총괄한다. 아이리그에 참여할 대전지역 학교 섭외도 해야 한다. 그 외 주말리그 수업도 한다.

▲빌리언트 샘으로 여러 활동을 하는데 인상적으로 남는 기억은.

=학생들이 당구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단 4구 위주로 많이 교육한다. 공을 맞추면 무척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아이리그에 흥미를 느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걸 보고 앞으로 당구를 즐기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BA서 좋은 팀 분위기 구단 지원 좋은 추억”
감독으로 첫 출전 세계팀3쿠션 8강 아쉬워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던데.

=그렇다. 대전 우송중학교의 경우 학교에 당구대가 있어 아이리그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당구를 치곤 한다. 그러다보니 최소한의 기본기를 어느 정도 갖춘 수준이라 더욱 재밌게 아이리그에 참여한다. 다만 당구대 4대로 20명 수업을 진행하려니 기다리는 학생들이 지루해 한다. 물론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즐거워한다.

▲빌리언트 샘으로 학생을 지도할 때 가장 강조하는 점은.

=아이리그(유청소년 입문코스)냐 주말리그(학생선수 출전)냐에 따라 교육방식이 다르다. 아이리그에선 1시간 정도 당구를 알려주고, 1시간은 아이리그 문제풀이를 한다. 이때는 주로 앞에 있는 공을 잘 맞출 수 있도록 교육한다. 성공을 해야 재미가 붙으니 자세가 이상하더라도 흥미를 끌어내는 방식 위주다. 다만 학생선수(주말리그)는 기본기 위주로 진지하게 교육한다. 아이들은 적응이 빠르다. 당구클럽에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동호인을 보고 따라하며 장난치기도 한다. 이런 점은 컨트롤 해주며 진지하게 당구에 임하도록 유도한다.

▲대전지역 아이리그가 활발하다고 들었다.

=분위기가 아주 좋다. 대전에선 태권도장이 단체로 2년간 아이리그에 참여한다. 내년에도 아이리그를 계속 하고 싶어한다. 다른 쪽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입이 있다. 대전당구연맹 유병립회장님도 아이리그에 지원을 많이 해준다. 주말리그 때 학생들에게 장갑 등 기념품을 챙겨준다. 그럼에도 모든게 쉽지만은 않다. 초중생들이 많다보니 학부모 동반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부모님이 당구에 관심이 적으면 지속적인 참여와 교육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여전히 당구에 대해 학부모, 학교측의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고.

=안타깝게도 그렇다. 다행히 제 주변(대전지역 아이리그)에선 그렇지 않다. 하지만 아이리그가 더 확대되면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아직 당구를 스포츠보다는 놀이문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전에서도 우송중학교 말고 다른 학교가 연결됐는데 일회성으로 찾아가는당구교실만 진행했다. 방과후당구교실 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속적으로 하는 부분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당구계에 청소년 유입이 적어 한국당구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않다.

=걱정스러운 점이긴 한데 다행스럽게 예전보다 (청소년 유입이) 많아진 건 사실이다. 특히 당구의 경우 학교체육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요즘은 학교의 운동부 개념이 사라지는 추세다. 운동부보다는 스포츠클럽 형태로 모여 학생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곤 한다. ‘한 학교 운동부’ 개념보다, 주변 당구클럽에 여러 학교 선수들이 모여 그 클럽서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전당구연맹과 협의해서 활성화해보려 했는데 공모과정 등 정책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일단 학생선수 수가 적어 진입하기 어렵다. 학부모 관심도 자연히 떨어지고, 학생선수를 둔 부모는 아이들 진학과 관련해 걱정을 많이 한다. 하루 빨리 아이리그 사업이 번창해 풀을 키워야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전지역의 경우 내년에 두 개 정도 스포츠클럽 사업에 공모할 계획이다. 일단 이 사업이 통과되면 학교와 공식적으로 연계되니 학생들이 대회 나갈 때 학교와의 협조가 한결 수월해진다. 이렇게 하나하나 발전시켜 나가지 않으면 학생선수들이 크더라도 예전처럼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리그가 2년째인데, 좀 더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면.

=학생들이 많아진 만큼 지도자 규모도 늘어야 하지 않을까. 예산이 한정적이니 어쩔 수 없지만 한 테이블에서 4~5명을 담당해도 집중도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아이리그의 장점을 꼽자면.

=무엇보다 학생들이 무료로 당구를 배우면서, 부모님들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거다. 당구는 학생들이 배우기에 좋은 스포츠다. 두뇌활동이 활발해진다. 어느 정도 배우면 매 턴마다 생각을 반복하는 작업 속에 판단력과 집중력이 길러진다. 성장기 학생들이 평소 쓰지 않던 작은 근육들을 쓰니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올해 초 세계팀3쿠션선수권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는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 나가봤다. 외국도 오랜만에 나가 낯설었다. 부담이라기 보다는 인솔자 개념으로 나간 것이어서 혹시 나로 인해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썼다.

▲5년만에 우승에 도전했는데, 8강에 머물렀다.

=아쉬움이 컸다. 사실 두 선수(김행직-허정한)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직전 라스베가스3쿠션월드컵 이후 얼마 안돼 치른 대회였기 때문에 시차 적응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김)행직이는 감기가 심하게 걸린 상태였다.

▲대회에 선수로 참가할 때와 감독으로 참가할 때 마음 가짐은 어떤가?

=선수는 자신 역할만 하면 되는데, 감독은 지켜보면서 잘되기만을 바라야 하기 때문에 답답한 면이 있다. 초보 감독이라 이번에는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김)행직이가 야스퍼스를 이겼을 땐 기분이 너무 좋고 뿌듯했다.

▲지난해 PBA서 복귀했는데.

=여러 상황이 있었다. 처음에도 주변에서 PBA 가는 걸 많이 말렸다. 지도자나 이런 쪽 얘기도 많았고. 그러나 (선수생활을) 쭉 해보고 싶었다, 블루원에서 팀원들, 단장님도 잘해줘서 좋은 생활을 이어갔지만 개인적으로 2부로 떨어져서 나왔다. 원래도 1부서 떨어지면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PBA 말년차 정도부터 팔이 생각대로 잘 안 움직였는데, 부상이 있었다. 저번 고성대회 때 시합하다 팔이 너무 아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퇴행성관절염’이라며 팔을 쓰지 말라고 하더라. 예전부터 진행됐다고 하더라. 그래서 최근까지 한달 이상 당구를 안쳤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좋지 못하다. PBA땐 클럽운영, 선수생활, 아이들 레슨 등을 병행하며 너무 몸을 혹사했던다. 현재는 조심스럽게 지도자 쪽으로 전환해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PBA서의 경험을 회고하면.

=힘든 부분은 앞서 말했듯, 개인적으로 여러 일을 병행했던 부분이다. 사실은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블루원 때 선수들 분위기도 좋았고, 구단주님도 워낙 선수들을 잘 챙겨주셨기에 즐겁게 생활했다. PBA 자체도 출범 이후 당구산업발전, 관심도 증가에 기여한 것 같아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전국대회는 계속 출전할 생각인가.

=전국대회는 여전히 출전하겠지만 언제까지 나갈지는 모르겠다. 현재는 선수에 대한 욕심이 조금 사라지고 교육 쪽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바로 지도자 길로 들어서겠다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2~3년 더 준비해서 천천히 진로를 틀어볼 생각이다. (연맹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지만 부상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 몸이 생각보다 많이 상했고, 내가 맡고있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선수생활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먼저 몸 상태를 회복해야 할 듯하다. 최근 체력과 건강관리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황국성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