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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문장 前대한당구선수협회장 영전에

  • 기사입력:2021.12.29 17:41:38
  • 최종수정:2021-12-29 19: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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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서울 삼풍백화점에서 열린 ‘SBS 당구최강전’ 개막식에 참석한 고 김문장 회장(맨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1986년 서울 삼풍백화점에서 열린 ‘SBS 당구최강전’ 개막식에 참석한 고 김문장 회장(맨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 <사진=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그토록 좋아하고 사랑하던 당구를 위해 한 평생 노력하시고, 당구프로화는 물론 한국이 세계적인 당구메카가 될 수 있도록 초석을 깔아주신 김문장 회장님! 3~4개월 전 병상에 계실 때도 금방이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습니다. 꾸준히 대외활동도 하셨고, 수술경과도 좋아 곧 회복될 거라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불과 2주 전 전화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내 걱정하지 말고, 자네 건강 잘 챙기시게”라고 하셨지요. 황망하기 그지없습니다.

김 회장님! 당신은 오늘날 한국당구의 기틀을 세운 분입니다. 지난날 암울했던 시절 사재까지 털어 당구를 대한체육회에 가맹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3쿠션월드컵을 한국서 개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쓰셨습니까.

고 김문장 前대한당구선수협회장. <사진 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고 김문장 前대한당구선수협회장. <사진 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80년대 세계당구의 중심은 유럽이었고, 한국은 변방이었습니다. 김 회장님과 함께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3쿠션월드컵대회 현장에 가서 한국당구를 알리고, 한국에서 3쿠션월드컵을 개최하겠다며 애썼던 장면들이 눈에 선합니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자기 20개를 특별 제작해 세계 당구계 인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지요. 마침내 3쿠션월드컵 한국개최가 확정됐을 때 눈물 흘리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결과물이 91년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3쿠션월드컵이지요.

1988년 열린 ‘88 서울장애인올림픽’ 당구대회장을 찾은 고 김문장 회장(왼쪽 네 번째). <사진 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1988년 열린 ‘88 서울장애인올림픽’ 당구대회장을 찾은 고 김문장 회장(왼쪽 네 번째). <사진 홍경식 한국당구원로회 총무>
김 회장님은 방송중계를 통한 당구의 대중화에도 앞장섰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게 ‘SBS 당구최강전’(86년 삼풍백화점)입니다. 이러한 추진력이 뒷받침되었기에 오늘날 한국당구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님은 병상에 계실 때도 당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당구는 발전하는데, 정작 당구인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세태가 걱정된다고요.

잘 새겨듣고 후배들이 더 노력하겠습니다.

형님! 이제 모든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게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이흥식(전 대한당구원로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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