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문에 당구경력이 근 40년에 달하지만 그의 가장 큰 타이틀은 벨기에 챔피언이다. 무관의 강호였던 셈이다.


레펜스가 그 동안 국제대회에서 거둔 주요 성적은 △세계3쿠션선수권 2위 1회, 공동3위 3회, 4위 1회 △3쿠션월드컵 공동3위 2회다. 훌륭한 성적임에 틀림없지만, 톱클래스라 하기에는 2%가 부족했다.
국제무대 최고 성적은 세계선수권 2위다. 2010년 10월 네덜란드 슬루이스킬에서 열린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스페인의 다니엘 산체스(세계 3위)에게 1, 2세트를 따내고 내리 3개 세트를 내줘 2:3으로 역전패했다. 어쩌면 그의 당구캐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 아닐까싶다.
공교롭게도 최근 베겔3쿠션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예전 명성을 회복한 산체스는 레펜스에겐 질긴 악연이다.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한번(2010년), 4강에서 두 번(2005년, 2016년) 레펜스 발목을 잡았다.
레펜스는 23일 밤 우승인터뷰에서 “멘탈이 약해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못했다”면서 2010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산체스에게 2:3으로 역전패한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3쿠션월드컵에서는 두 번 공동3위에 올랐다. 2011년 이집트 후루가다3쿠션월드컵에서 우승자 아드난 육셀(터키·PBA)에게 4강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해 고 김경률과 공동3위를 차지했다.
2013년 콜롬비아 메들린3쿠션월드컵에서는 ‘절친’ 쿠드롱에게 4강에서 33:40으로 졌다. (당시 쿠드롱은 결승에서 토브욘 브롬달을 꺾고 우승했으며,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가 레펜스와 함께 공동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PBA 무대도 만만치 않았다. 이름 모르는 실력자들이 수두룩한 한국의 두터운 3쿠션 선수층과 함께 서바이벌과 세트제, 뱅크샷2점제 등 낯선 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9-20 6차전인 SK렌터카챔피언십 4강이다. 특히 첫 시즌(2019-20)에는 7개 대회에 출전, 무려 3번이나 128강 첫판(서바이벌)서 탈락했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128강 탈락(1회) 32강(2회) 16강(1회)으로 차츰 나아졌고, 이번 시즌에는 8강(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16강(TS샴푸배)에 이어 대망의 정상에 올랐다. PBA투어 16번째 도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우승상금 1억원은 그가 당구대회에서 받은 역대 최고 상금이다.
2020-21시즌부터는 SK렌터카위너스 소속으로 팀리그에서도 뛰고 있다. 레펜스는 ‘주장’ 강동궁과 강력한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있다. 비록 팀이 이번 시즌 공동5위에 머물러 다소 부진하지만, 아직 후기리그가 남아 있는 만큼 레펜스가 활약할 여지는 남아있다.
레펜스는 “강동궁 선수와 같이 연습하면서 당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며 “팀원들이 직접 와서 응원해준 덕분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람좋은 ‘무관의 강호’에서 PBA챔피언으로 거듭난 레펜스가 한국에서 새로운 당구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그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박상훈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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