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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페루·필리핀 해군에 함정 수출 … 환태평양 거점 확보 순항

  • 박제완
  • 기사입력:2025.06.22 16:11:21
  • 최종수정:2025.06.22 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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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페루에 군용 선박을 납품한 데 이어 3월에는 필리핀 해군 초계함을 진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바탕으로 방산 선진국향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건조 체계 구축, 기술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권역별 해외거점을 구축하겠다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시마조선소와 페루에 수출하는 함정 3종(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함) 4척에 대한 공동착공식을 가졌다. 강재절단식 및 용골거치식을 시작으로 페루 해군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함정들이 건조에 돌입했다. 이 함정들은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페루 해군에 인도될 예정으로, 시마조선소의 시설을 활용해 현지에서 건조되며, HD현대중공업은 첨단 설계 기술과 조선 공정 노하우를 지원한다.

지난 3월에는 3200t급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함'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은 대한민국 K함정 수출의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13년부터 필리핀 정부는 자국 해군의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다수의 함정을 확보하는 현대화사업을 진행 중이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수주한 모든 함정을 조기에 인도하며 성능, 비용뿐만 아니라 적시 납기 능력을 입증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함정 수요를 미리 파악해 호위함과 원해경비함의 수출 표준선을 개발해왔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필리핀 초계함 2차 사업과 사우디 호위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에는 충남급 호위함 모델을 제시했으며, 사우디의 니즈를 더욱 만족시킬 6500t급 호위함 모델도 개발해 지난 5월 개최된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2025'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미 3200t급과 3600t급의 수출 실적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이 6500t급 호위함까지 개발하게 되면 각국 정부가 원하는 크기의 호위함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어 경쟁력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그간의 수출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방산 선진국의 해군 소요까지 만족시킬 수출용 함정 개발에 나섰다. 또 함정뿐만 아니라 중소형 잠수함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국내에 인도되고 있는 3000t급 잠수함 외 중소형 수출용 잠수함을 개발 중이다. 올해 MADEX 2025에서 HD현대중공업은 2300t급, 1500t급, 800t급의 잠수함 모형을 공개했다. 이들 모델은 대부분 HD현대중공업의 건조실적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어 중소형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 중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국 조선업 재건을 원하는 미국 역시 HD현대중공업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해군 핵심 전력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할 수 있는 국가는 한·미·일 3국이 유일하다. 이들 3국의 조선사 중에서도 HD현대중공업은 '가장 빨리,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이'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현존하는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세종대왕급, 정조대왕급)의 기본설계를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다.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었던 울산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울산급 호위함 Batch-Ⅰ·Ⅱ·Ⅲ를 모두 건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스텔스 기법이 적용된 4400t급 구축함(KDX-Ⅱ)을 건조한 데 이어 2007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7000t급 이지스구축함(KDX-Ⅲ B-Ⅰ)의 자체 설계 및 건조에 성공했다. 이후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정조대왕함급(KDX-Ⅲ B-Ⅱ) 이지스 구축함까지 건조했다.

압도적인 건조 실적을 기반으로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사업의 기본설계 또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KDDX는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함정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이 국내 기술로 이뤄지는 고난도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36개월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합참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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