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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말고 신고하세요” 성착취 영상 6분이면 삭제한다…서울시, AI 시스템 가동

서울시, 전국 최초 ‘AI 자동 삭제신고 시스템’ AI가 성착취영상 찾아내 삭제 신고까지 단 6분 기존 3시간 대비 처리속도 30배 단축 영·중·일·러 등 7개 국어로 신고 이메일 생성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 3년간 총 3650명 지원…아동·청소년 비율 13배↑

  • 안병준
  • 기사입력:2025.05.21 11:15:00
  • 최종수정:2025-05-21 10: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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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국 최초 ‘AI 자동 삭제신고 시스템’
AI가 성착취영상 찾아내 삭제 신고까지 단 6분
기존 3시간 대비 처리속도 30배 단축
영·중·일·러 등 7개 국어로 신고 이메일 생성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 개관 3년간
총 3650명 지원…아동·청소년 비율 13배↑
성착취영상 삭제요청 단 6분만에…서울시, AI 신고시스템 가동

서울시가 온라인상에 유포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의 신속한 삭제 지원을 위해 AI가 자동으로 삭제 신고까지 지원하는 ‘AI 자동 삭제신고 시스템’을 최초로 실시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AI 자동 삭제신고 시스템’은 AI가 24시간 피해 영상물을 상시 검출한 뒤, 찾아낸 영상물을 자동으로 채증해 보고서를 만들고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하는 이메일을 생성한다. 이렇게 완성된 신고 이메일은 삭제지원관이 최종 확인해 발송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불법 사이트 등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떠도는 불법 영상물을 찾아내서 해당 사이트에 삭제 신고를 하는 데까지 드는 시간이 기존 약 2시간 반~3시간에서 불과 ‘6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는 삭제지원관이 영상물마다 모두 수작업으로 피해 영상물을 채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이제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의 모니터링부터 검출, 삭제까지 전 과정을 AI 자동화함으로써 처리속도를 30배 개선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성범죄 이미지. 연합뉴스
성범죄 이미지. 연합뉴스

특히, 최근에 피해 영상물이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올라오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AI가 해외에 유포된 피해 영상물을 검색 후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7개 국어로 신고 이메일을 생성하게 된다. 기존에 미국을 중심으로 유포됐던 피해 영상물이 최근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확산되는 점에 착안해 국가 기반을 넓혀 검색 영역을 확장했다.

자동 채증 보고서 기능은 텍스트, 이미지, URL 등 콘텐츠에 포함된 핵심 정보를 자동 추출하고, 이를 한글(HWP) 문서로 변환해 저장함으로써 향후 수사기관 또는 사법 절차에 필요한 법적 증거자료로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2023년 3월 서울연구원과 협력해 전국 최초로 ‘디지털 성범죄 AI 삭제지원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서 이를 활용해 24시간 불법 영상물 감시 및 삭제지원을 하고 있다.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에 따라 불법촬영물등에 대한 신고·삭제 기관으로 지정고시된 기관이다.

기술 도입 후 비디오, 오디오, 텍스트 3종 종합분석을 통해 키워드 입력부터 영상물 검출까지 불과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삭제지원관이 평균 2시간이 소요됐던 것에 비해 검출 속도가 97.5%가 단축되고, 정확도도 200% 이상 향상됐다.

사진설명

또한 AI는 24시간 자동 모니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이 일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삭제지원관이 피해 영상물을 접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울 디지털 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의 삭제지원 건수도 AI 도입 전 2022년 2509건에서 지난해 총 1만4256건으로 무려 468%나 상승했다.

피해영상물이 게시된 해당 사이트에 센터가 삭제 신고할 경우 해당 사이트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삭제·접속차단을 해야 하며, 이행하지 않을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 매출액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 등록취소 또는 사업정지 등 제재 처분될 수 있다.

센터는 지난 3년간 3650명의 피해자를 지원했고 총 지원 건수는 6만4677건에 이른다. 상담원 1:1 밀착지원으로 상담(39.98%), 수사·법률지원(20.20%), 삭제지원(36.12%)이 이뤄졌으며, 작년 심리상담 지원 건수는 1만5781건으로 피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 완화에 기여했다.

시가 지원한 피해자의 연령대는 10~2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센터 개관 이후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아동, 청소년 피해자는 총 50명으로 전체 피해자의 16.2%를 차지했으나, 2024년도에는 총 624명(22.1%)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피해는 2022년 19건(3.3%)에 불과했으나, 2024년도에는 370건(10.6%)으로 3년간 무려 20배나 증가했다.

사진설명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은 아이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성적 호기심을 표현하는 놀이 장소로 변질됐으며, 이런 점을 노린 ‘온라인 그루밍’ 계획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움이 필요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누구나 센터 상담전용 직통번호 ‘815-0382(영상빨리)’나 누리집(www.8150382.or.kr)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n번방 사건부터 지난해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까지 디지털 성범죄 기술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범죄 피해도 심각하다”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이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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