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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인’ 반열 오를까…2000년간 성인된 교황은 80명뿐

2천년 동안 266명 교황 중 80명만 성인 반열 올라...수백년 걸리기도

  • 김제관
  • 기사입력:2025.04.27 11:16:41
  • 최종수정:2025-04-27 13: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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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동안 266명 교황 중 80명만
성인 반열 올라...수백년 걸리기도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대교구의 라울 비오르 카스티요 대주교가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미사에서 초상화에 성수를 뿌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대교구의 라울 비오르 카스티요 대주교가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미사에서 초상화에 성수를 뿌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성인으로 임명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가톨릭 초대 교황들은 선종한 뒤 대부분 성인으로 임명됐다.

초대 교황으로 여겨지는 베드로 교황 이후 초기에 재임한 교황 50명 중 단 2명을 제외한 48명이 모두 성인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단순히 교황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시성되는 경우는 드물어졌다.

지난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임한 교황 총 266명 중 성인으로 임명된 이는 단 80명에 그쳤다.

20세기 들어서는 비오 10세(1835∼1914), 요한 23세(1881∼1963), 바오로 6세(1897∼1978),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등 단 4명만 성인 반열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성이 추진될 경우 향후 수년간 엄격한 심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인으로 추대받기 위한 심사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사후 최소 5년이 지나야 한다.

5년이 지난 뒤 교황청에 해당 후보자를 시성해 달라는 청원서가 제출되면 교황청 시성성에서 심사와 조사 절차를 시작한다.

이후 교황청의 시복(諡福) 심사에서 성덕이나 순교 사실을 인정받으면 ‘가경자’(시복 후보자)로 선포된다.

가경자가 된 이들 중에 한 번의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로 추서되며, 복자가 된 이후 두 번째 기적이 검증된 경우에만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많은 경우 이 절차에는 약 수십 년에서 최대 수백 년에 이르는 긴 시간이 걸린다.

하버드대 연구원 레이철 맥클레어에 따르면 1588년부터 1978년까지 성인이 된 이들이 사후 시성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린 기간은 262년에 달한다.

다만 1978년 취임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사후 시복 심사가 시작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을 지금의 5년으로 축소하면서 이후로 이 기간은 평균 약 100여년 정도로 크게 줄었다.

2014년 성인 반열에 오른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후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유예 기간 5년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시성 절차를 시작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면서 사후 9년 만에 ‘초고속’으로 시성됐다.

그러나 2020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생전에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의 미성년자 성 학대 의혹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교황청의 진상조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시성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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