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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아버지' 하늘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936 ~ 2025)

  • 문가영/이재철
  • 기사입력:2025.04.21 18:03:50
  • 최종수정:2025-04-21 23: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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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 2~3월 폐렴과 싸우면서도 그는 중동 평화를 호소하는 등 인류 화합을 위해 매진했다. 생전인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을 찾은 교황이 지역 시민단체와 만난 뒤 손을 들며 감사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 오전(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난 2~3월 폐렴과 싸우면서도 그는 중동 평화를 호소하는 등 인류 화합을 위해 매진했다. 생전인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을 찾은 교황이 지역 시민단체와 만난 뒤 손을 들며 감사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오전 7시 35분(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패럴 추기경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심각한 폐렴 때문에 입원했다가 회복해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활동을 재개하고 있었다. 그는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1936년 아르헨티나 출생인 교황은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에 올랐고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이어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건강상 이유로 퇴위한 뒤 치러진 콘클라베에서 2013년 3월 제266대 로마 주교로 선출되며 14억 가톨릭 신자와 함께하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장 많이 붙는 주인공이기도 했다.

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으로 시작해 여성과 무슬림의 발을 씻겨주고 성 소수자를 끌어안은 최초의 교황. 호화 관저 대신 다른 성직자들과 게스트 하우스에서 생활하며 고급 리무진이 아닌 소형차를 선택한 최초의 성자로 세계인에게 울림을 전했다. 2021년 여성도 공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수정해 미사에서 여성의 역할을 인정한 최초의 교황이 됐다.

2014년 8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소형차를 타고 일정을 소화하며 시민들에게 소탈한 할아버지로 깊이 각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그와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을 신이 축복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중동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이란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문가영 기자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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