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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층까지 올린다…힘받는 공공 모듈러건축

주택 70% 공장서 만든 후
현장서 조립…공사비 줄여
LH, 세종에 450가구 짓기로
의왕에는 국내 첫 22층 높이
규제완화되면 호텔도 가능
이재명 정부서 기대감 커져

  • 서진우
  • 기사입력:2025.06.10 16:56:10
  • 최종수정:2025-06-10 19: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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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 준공한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 LH
공공이 주도하는 모듈러 주택 건설이 서울·수도권과 세종, 완도 등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골조, 가구, 설비, 전기 배선 등 주택의 70%가량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옮겨와 현장에서 결합하는 방식이다. 인력과 공사비 절감 장점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친환경·장수명 장점까지 더 주목받으면서 빠르게 성장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7년까지 세종시에 450가구 규모 모듈러 공공주택을 짓는다. 이는 가구 수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국내 모듈러 주택이다. 기존 최다 가구 수 모듈러 주택 역시 LH가 지난해 세종시 6-3 생활권에 준공한 모듈러 공공주택이다. 7층짜리 416가구 아파트다.

모듈러 주택은 조립기술이 핵심이어서 얼마나 높이 쌓느냐 역시 나름 가치를 지닌다. 그런 점에서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에 도전하는 것도 공공기관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2023년 경기도 용인영덕지구에 13층짜리 경기행복주택을 선보인 바 있다. 이게 현존하는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이다. 이젠 그 2배쯤 되는 높이에 도전한다. 역시 LH가 나섰다. 2027년까지 경기도 의왕초평지구에 22층 모듈러 주택을 선보이기로 하고 최근 견본주택을 만들어 전문가 대상 품평회를 열기도 했다.



사진설명
특히 LH는 이번 최고층 모듈러를 지으면서 기존 벽식구조가 아닌 라멘구조(수직 기둥+수평 보)를 적용하기로 했다. 높은 고층을 짓는 데엔 벽식구조보다 라멘구조가 더 적합해 이를 택했다. GH는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하남교산지구 통합공공임대 주택을 모듈러로 만들어 사전 제작(PC) 공동주택의 고성능·고층화·표준화 실증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서울 가리봉동과 마곡동에 모듈러·PC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차원에서 국내 대학 탈현장건축(OSC)연구단과 함께하는 마곡동 프로젝트는 최근 첫 삽을 떴다.

세종과 수도권에서 이뤄지던 모듈러 실험은 먼 지방까지 확산하고 있다. LH는 최근 '소규모 주택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를 내면서 전남 완도중도와 고흥도양지구에 총 240가구 규모 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완도중도는 6873㎡ 용지에 전용면적 31㎡ 76가구, 46㎡ 14가구 등 총 90가구를 짓는 것으로 15층 높이의 모듈러 건물로 태어날 방침이다. 고흥도양 역시 같은 15층 높이 주택으로 모듈러 형태를 선보이되 가구 수는 150가구로 더 많다. 내년 5월 착공하는 이들 주택은 모두 고령자를 위한 통합공공임대로 선보이게 된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세종 모듈러 주택 준공 과정에서 민간 전문가의 현장 기술 지원과 사업 모니터링이 있었는데, 이 결과를 토대로 업무 매뉴얼을 만들었다"며 "여기서 축적된 노하우가 향후 초고층 대규모 모듈러 주택 건설 과정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들어 모듈러 건축은 정책적 뒷받침을 든든히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이 발의해 현재 상정된 주택법 개정안은 모듈러 주택 인정 범위를 숙박시설과 오피스텔 등 준주택으로 확대하고 용적률과 건폐율, 높이 제한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주택협회는 여당에 모듈러 관련 제도를 건의하기도 했다. LH가 공급하는 주택 건설 용지 일부를 모듈러 주택 용지로 지정해 공모 방식에 따라 조성원가 수준으로 우선 공급하자는 것이다. 주택협회 측은 "모듈러 방식으로 주택을 좀 더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여러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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