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누가 당권 잡던 분열 불가피”…안에서부터 흔들리는 국민의힘

일주일 앞둔 국힘 8·22 전당대회 찬탄 대 반탄, 서로 날 세우기만 상호 간 탈당 종용하는 메시지도 전대 이후 당에도 악영향 주려나

  • 이상현
  • 기사입력:2025.08.15 11:26:06
  • 최종수정:2025.08.15 11:26:0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일주일 앞둔 국힘 8·22 전당대회
찬탄 대 반탄, 서로 날 세우기만

상호 간 탈당 종용하는 메시지도
전대 이후 당에도 악영향 주려나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고질병인 내부 갈등이 재차 심화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한 지 벌써 100일 가까이 시간이 지났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의 대결 구도로 굳어졌다,

찬탄파는 반탄파를 향해 ‘극우’, 반탄파는 찬탄파를 두고 ‘배신자’라고 비난하면서 감정의 골이 연일 깊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분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급기야 상대 후보들을 향해 서로 탈당을 종용하는 메시지까지 등장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개최된다. 당원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 방식으로 본경선이 치러지는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장동혁·조경태 의원(가나다순) 등 4명이 당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지난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전당대회는 6·3 대선에 패한 당을 재정비할 새 지도부를 뽑는 것이기도 하지만, 계엄·탄핵 사태 이후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아직 당이 윤 전 대통령과 그의 탄핵에 대한 명확한 공식 입장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찬탄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과 조 의원은 연일 ‘윤(尹) 어게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한편, 반탄파 인사들을 향해서도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평소 정치권에서 온건하다는 평을 듣기에 최근 발언들이 이례적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안 의원의 경우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전 장관, 장 의원과 전한길(본명 전유관)씨를 통틀어 “계엄 3형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 의원은 또 “대한민국 헌정사의 죄인들”이라며 “이들이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저지한 국민의힘 의원 45명의 인적 청산을 주장했던 조 의원 역시 지난 12일 김 전 장관을 향해 “아직도 헌법을 위반한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친위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 내란 시도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계파이름주요 발언 및 입장
찬탄파안철수“계엄 3형제 전한길·김문수·장동혁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죄인들.” (이달 8일)
찬탄파조경태“당에 남아있는 극우 세력 한 명도 빠짐없이 몰아낼 것.” (이달 12일)
반탄파김문수“조경태, 편향된 특검에 동조하며 당을 ‘내란 정당’으로 매도해.” (이달 12일)
반탄파장동혁“제가 당대표 되면 저를 극우로 몰았던 분들은 알아서 나가면 된다.” (지난달 31일)

조 의원은 또 “파면된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고유권한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무슨 문제냐며 항변하는 김 전 장관의 그런 태도가 바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극우적 사고”라면서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찬탄파 안 의원과 조 의원의 대척점에는 반탄파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있다. 이들은 대여 투쟁을 위해 당이 단결해야 함을 연신 강조하며 투쟁 의지를 내비치는 한편, 찬탄파 후보들이 ‘분열’을 초래한단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보다 강성 보수 지지층에 소구한단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의 경우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조 의원이 특검에 출석해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매도하고 당내 구성원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모욕했다”며 “특검에 출석할 게 아니라 당 윤리위원회에 출석해 마땅히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전한길씨 등 보수 성향 유튜버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저를 극우로 몰았던 분들은 알아서 나가면 된다”고 했던 장 의원 또한 찬탄파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13일 합동연설회에서는 “동지들을 팔아넘기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도 질타했다.

지난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3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본경선을 앞두고 찬탄파와 반탄파의 대치가 더 심화할 경우 전당대회 이후 당을 재정비, 수습하는 과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다. 지도부 역시 이같은 기류를 인지, 우려하고 있으나 탈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사석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서도 당 내부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는 게 여의도 관례고 도리인데 전혀 그런 게 없다”며 “서로를 향해 공개적으로 당을 나가라고 하는 건 건강한 당권 경쟁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