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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성동구청장 인터뷰 “성수동서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이유는”

서울 유일 3선 연임 정원오 성동구청장 “구청장에 첫 도전하면서 내놓은 공약 90% 달성” ‘붉은 벽돌’ 성수 도시재생 성공 최대 업적 6월 성수타운매니지먼트 공식 출범·공공 팝업 스토어 운영예정 5분 일상정원도시·성공버스 등 ‘성동형 일상생활권’ 조성 박차

  • 안병준
  • 기사입력:2025.05.06 13:12:55
  • 최종수정:2025.05.06 13: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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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일 3선 연임 정원오 성동구청장
“구청장에 첫 도전하면서 내놓은 공약 90% 달성”
‘붉은 벽돌’ 성수 도시재생 성공 최대 업적
6월 성수타운매니지먼트 공식 출범·공공 팝업 스토어 운영예정
5분 일상정원도시·성공버스 등 ‘성동형 일상생활권’ 조성 박차
3선 연임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성동구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동구
3선 연임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성동구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동구

“성수동은 작년에 외국인 관광객 약 300만명이 찾을 만큼 세계적인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임대료 상승 등으로 상권이 활력을 잃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힘을 쏟을 것입니다”

최근 성동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정원오 구청장은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답게 구의 발전사를 하나도 빠짐없이 꿰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붉은벽돌’로 상징되는 성수동을 10여년 넘게 도시재생해 성공모델로 키워낸 것이다.

정 구청장은 “2015년에 도시재생을 같이 시작한 곳들이 있지만 성수만큼 경제적인 성과를 낸 곳은 없다”면서 “도시재생이라고 하면 벽화 그리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성수는 과거 공업지대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한 붉은벽돌을 브랜드로 삼아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찾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의 남다른 비전 덕에 무신사, SM엔터테인먼트, 젠틀몬스터 등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 기업 뿐만 아니라 소셜벤처들이 성수동에 잇달아 둥지를 틀었다. 그 결과 성수동 내 기업 수는 작년 기준 1만 9200개로 2013년 1만개에서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종사자 수 역시 2013년 7만명에서 2024년 12만 4923명으로 1.8배 증가했다.

이처럼 사람이 몰리다 보니 건물 임대료가 올라가고 자본력이 많은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이 필연적으로 발생해야 하지만 성수동은 그 부작용이 다른 상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꼽힌다. 이는 정 구청장이 약 10여년 넘게 공들인 결과다.

먼저 성동구는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 자체도 낯설었던 시기에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주민과 임대인, 임차인 등으로 구성된 ‘상호협력주민협의체’이다. 협의체는 구가 지정한 지속가능발전구역 내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무분별하게 입점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협의한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팝업 스토어 영향으로 임대료가 급상승하자 성수역과 연무장길 일대 등 성수동 전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확대하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단순히 지역 내 입점 제한만 논의 하는 것이 아니라 위생과 환경 관리, 공동 프로모션,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해진 행정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타운매니지먼트’라는 개념으로 확장했다.

정 구청장은 “오는 6월에 성수타운매니지먼트가 공식 출범해 지역 내 기업, 임대인, 임차인, 주민들과 컨트롤타워 역할인 성동지역혁신센터가 함께 문화, 경제, 도시재생, 안전 등 지역 현안별 운영협의체를 구성하여 민관 거버넌스 기반의 협력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높은 임대료로 팝업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기업 및 상인들을 위한 ‘공공 팝업 스토어’도 3곳 가량 운영할 계획이다. 성수 산업혁신공간, 안심상가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한편, 정 구청장이 부촌으로 꼽히는 ‘한강벨트’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구민의 삶에 와닿는 정책들을 선보인 덕분이다. 특히 생활의 필수 기능을 쉽고 가깝게 누릴 수 있는 ‘성동형 일상생활권’을 조성하려 노력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5분 일상정원도시’와 ‘성동구 공공시설 무료셔틀버스(성공버스)’이다.

‘5분 일상 정원도시’는 집에서 도보로 정원과 녹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구청사 앞 ‘성동꽃마루’, 금호나들목 인근 ‘한강시그니처 정원’ 등 총 38개의 테마형 정원을 조성했다. 그 중 ‘마장동 자작나무 숲정원’은 그가 각별하게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마장동 먹자골목’을 완전 철거하고 마장축산물시장 북문 공영주차장을 기존 마장동 먹자골목 부지로 이전한 뒤 이전하고 난 부지에 조성한 것인데,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약 25개의 정원을 신규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성공버스’는 성동구내 지하철역과 의료·문화·복지시설 등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중교통 노선에 공백이 있는 금호동, 응봉동, 행당동, 성수동 일대 주요 공공시설을 연결해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5월부터는 왕십리역을 경유하는 총 3개 노선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제 임기가 1년여 남은 그에게 지난 11년간 구청장으로서 스스로에게 몇점을 줄 수 있는지 묻자, “그걸 제 입으로 어떻게 얘기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10여년전 제가 처음 구청장에 도전하면서 내놓은 ‘성동을 바꾸는 100가지의 약속’이라는 공약집의 90%는 달성한 것 같다”며 우문에 대한 현답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남은 그의 소임을 묻자, 고민끝에 ‘2040 성동 도시발전 기본계획’ 구체화를 꼽았다. 정 구청장은 “설계를 잘 짜놓아야 다음 구청장이 이어받아 그 설계를 바탕으로 행정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겁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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