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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정도의 경영인’ 현수환 동원약품 회장 별세

대구서 자전거 하나로 시작한 의약품 유통사 전국 유통망 장악한 국내 톱3 기업으로 키워 의약품 공급체계 안정화 주도한 업계의 멘토

  • 김지희
  • 기사입력:2025.08.01 15:23:37
  • 최종수정:2025.08.01 15: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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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자전거 하나로 시작한 의약품 유통사
전국 유통망 장악한 국내 톱3 기업으로 키워
의약품 공급체계 안정화 주도한 업계의 멘토
현수환 동원약품 회장. 사진=동원약품
현수환 동원약품 회장. 사진=동원약품

현수환 동원약품 회장이 지난 3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현 회장은 대구에서 의약품 유통을 시작해 전국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국내 톱3 의약품 유통사를 키웠다. 의약품 공급망이 불안정하던 시기 업계에 신뢰와 정도 경영을 안착시켰고, 업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상생을 이끌며 한국 의약품 유통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 회장은 1968년 대구시 동문동에서 자전거 한 대로 의약품 유통업을 시작했다. 창업 당시 지역의 의료현장은 불안정한 의약품 공급망으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편이 극심한 상황이었다. 현 회장은 ‘정확한 납품, 투명한 거래’를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며 의약품 공급체계의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철학이 의약품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전체 산업에 대한 신뢰를 향상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현 회장은 국내 의약품 유통업 체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대한민국약업대상 수상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 회장은 지역 의료환경 개선에도 앞장섰다. 영세 의료기관에도 의약품 공급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지역 의료의 접근성을 높였고, 복지기관·공익단체에 대한 기부 및 후원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홀트아동복지회, 어린이재단 등에 기부도 이어왔다.

대구에서 출발한 동원약품은 전국적인 의약품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립 50년차인 2017년에는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는 10여개 관계사의 임직원 800여명이 전국 1만여 병의원 및 약국에 의약품 2만여종을 공급하고 있다. 지오영, 백제약품과 더불어 국내 3대 의약품 유통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 회장은 신뢰 경영을 의약품 유통업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안착시킨 존경받는 어른”이라며 “경쟁 업체라도 동업자 정신으로 아우르며 산업계 전반의 상생을 이끌었다”고 평했다.

고인의 빈소는 대구 북구 호국로 칠곡경대병원 VIP 2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8월 3일이며 장지는 대구 달성군 하빈면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장채주씨와 아들 현준호 동원약품 사장, 현준재 동원헬스케어 대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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