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연구자들·세계적 석학 잇달아 영입
“연구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중요”
포스텍, 정착 지원금 등 연구환경 개선 노력
![왼쪽부터 이남윤 교수, 조철현 교수, 최영준 박사. 최 박사는 미국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오는 8월 포스텍에 부임할 예정이다. [사진=포스텍]](https://wimg.mk.co.kr/news/cms/202507/01/news-p.v1.20250701.701c0c4ab5944241af45fcf5661c79d0_P1.jpg)
포스텍이 수도권 명문대 교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지방 소재 대학의 교수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하고 있지만, 포스텍은 우수한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쟁쟁한 연구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남윤 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와 조철현 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올해 포스텍에 합류했다. 이들은 각종 수상 실적을 보유할 정도로 모두 각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 석학이다.
이남윤 교수는 5G·6G 거대 다중안테나 전송 기술과 차세대 위성통신 분야 글로벌 전문가다.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젊은 연구자상, 올해의 IT 젊은공학자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연구 성과를 널리 인정받았다.
원래 포스텍에서 교수 생활을 했던 이 교수는 2022년 고려대 교수로 부임했다가, 지난 3월에 포스텍에 재부임했다. 보통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교수는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조철현 교수는 기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로, 2023년 대한수학회 최고 권위상인 ‘디아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텍이 위치한 포항은 지방 소멸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도시다. 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인구 5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청년 인구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수들이 포항으로 온 이유는 우수한 연구 환경때문이다. 포스텍은 신임 교원의 초기 정착 지원금을 5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신임 교원은 연구 과제를 수주하기 어려우면서도 실험실을 구축하는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학교 측에서 적극 지원한다.
또한 만 50세부터 정년을 70세까지 미리 연장할 수 있는 ‘정년연장 조기결정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포스텍은 최근 50대 초반 교수들을 ‘포스텍 정년연장 석학교수’로 선정해, 연구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도권의 좋은 도시 인프라보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적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포스텍을 찾는 것이다.
포스텍의 이 같은 영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8월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캠퍼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최영준 박사가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한다.
양자 분야에서 연구 실적을 쌓아온 최 박사는 네이처에 1저자 논문을 4편 발표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텍은 그에게 초기 정착비와 특별지원금을 포함해 총 1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종봉 포스텍 교무처장은 “전국적인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연구 업적이 탁월한 교수들이 포항을 선택한 것은 연구 환경 수준과 독자적인 경쟁력이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