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DT'는 양자 기술 분야에 활용되는 초정밀·초고속 성능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작하는 양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입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협력도 두 팔 벌려 환영입니다."(윤지원 SDT 대표)
지난 24일 오후 3시 서울 aT센터 창조룸에 한미 양자 기업 31곳이 집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연구·산업 전시회인 '퀀텀 코리아 2025'에 참여한 이들 기업은 '한미 양자경제개발컨소시엄(QED-C) 라운드테이블'에서 양자 기술 산업화를 목표로 양국 간 협력 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 퀀텀 코리아 2025 행사에서는 8개국의 양자 기업·기관 57곳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양자 생태계 혁신 흐름을 조망했다. 2023년 시작된 퀀텀 코리아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양자 연구·산업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참관객은 5765명으로 집계됐다.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를 뜻한다. 영어로 양자를 뜻하는 '퀀텀'은 라틴어로 '단위'라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원자 안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원자핵을 발견하고, 그 주변의 전자를 찾아냈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고, 중성자 안에는 '쿼크'라는 것이 있다. 이들 모두가 양자다. 양자는 어느 한 종류가 아니라 아주 작은 물질과 에너지를 통칭한다.
양자를 활용한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중첩 같은 양자 고유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파괴적 혁신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센서와 컴퓨팅, 통신 등 분야에서 새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양자 기술 시장 선점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양자 기술에 투자 중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영국과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자 투자 규모에서 선두다. 지난 26일에도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개발 등에 8년간 645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현시점 한국의 양자 기술 수준은 세계 선도국과 격차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지난해 5월 발간한 '논문 데이터로 본 글로벌 양자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양자 기술 연구 규모는 세계 16위 수준이다. 양자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산업화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전략적인 국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퀀텀 코리아는 글로벌 양자 협력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퀀텀 코리아에서는 17개국 정부와 산학연 전문가, 주한 대사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하는 '퀀텀 대화', 한·유럽연합(EU) 라운드테이블, OECD 워크숍 등 각종 국제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다. 해외에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양자 기술 육성 의지를 밝히는 기회가 되는 한편 국내 양자 기업들을 국외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행사에 참여한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는 KISTI와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최근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양자컴퓨팅 서비스 및 활용 체계 구축 사업' 후보로 최근 낙점된 바 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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