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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에 국산 더했다…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소버린AI’ 시동

독자 언어모델 ‘믿음’ 성능 개선 월드 베스트 LLM 사업 출사표 MS와 협력 모델 출시도 준비 SK텔레콤, 리벨리온과 맞손 자체 LLM에 국산 AI칩 접목

  • 고민서
  • 기사입력:2025.06.25 21:48:44
  • 최종수정:2025.06.25 21: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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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언어모델 ‘믿음’ 성능 개선
월드 베스트 LLM 사업 출사표
MS와 협력 모델 출시도 준비

SK텔레콤, 리벨리온과 맞손
자체 LLM에 국산 AI칩 접목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며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며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소버린 AI’를 강조하고 나선 이재명 정부 기조에 발맞춰 국내 주요 테크 기업들이 자체 모델 개발과 관련 인프라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인공지능) 3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투자 재원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한 터라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에 주력해왔던 기업들까지도 최근에는 다시 소버린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 소버린 AI란 주권 국가가 자력으로 구축해 운용하는 AI 체계를 말한다.

2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이후 공동 AI 모델 개발 및 상용화 작업에 집중해 왔던 KT가 최근 들어서는 다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고도화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현재 KT의 AI 개발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기술혁신부문에서는 MS와의 합작 모델 구축과는 별개로 믿음의 차기 버전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KT는 다음달 초 공개를 염두에 뒀던 GPT-4o 기반의 MS 협력 모델 ‘GPT-K’(가칭) 등의 출시 시기를 연기했다.

사진설명

KT는 자체 모델 믿음을 최고 성능 수준으로 끌어올려 정부가 자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K-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복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월드 베스트 거대언어모델’(WBL)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으로, 정부는 6개월 이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을 조건으로 한국만의 독자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원(그래픽처리장치, 데이터, 인재)을 적극 투입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최대 5곳의 정예팀을 선발해 단계평가를 거쳐 최종 2개팀을 선정하고, 대표 AI 모델로 선정되면 ‘K-AI 모델’, 개발사는 ‘K-AI 기업’ 등 명칭을 쓸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자체 모델 믿음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것과는 별개로 MS와의 협업 모델, 솔루션도 1~2개월 내로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KT 로고
KT 로고

KT가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자체의 기류가 다소 달라진 배경은 국가 주도 하에 한국만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데이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K-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중심으로 다시 힘이 실리면서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에 신설된 AI 미래기획수석부터 신임 과기부장관에 각각 네이버(하정우)와 LG 출신(배경훈)의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에 힘을 실어 왔던 전문가들이 연이어 영입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등도 앞다퉈 이 사업에 속속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토종 LLM과 토종 AI 반도체를 결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은 ‘국산 AI 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함께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등 자사 주요 AI 서비스에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SK텔레콤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등 자사 주요 인공지능 서비스들에 리벨리온의 NPU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리벨리온 아톰 맥스. [사진 = SKT]
SK텔레콤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등 자사 주요 인공지능 서비스들에 리벨리온의 NPU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리벨리온 아톰 맥스. [사진 = SKT]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가 탑재돼 있는데, 이 회사는 국산 LLM에 국산 NPU를 사용함으로써 국내 AI 생태계의 자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도 이날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NPU 기반 생성형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모델 ‘솔라’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할 예정이다.

한편 입찰이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아 좌초위기에 놓인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은 대거 개편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대 2조 5000억원을 투입해 AI 학습용 GPU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이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지분율과 손실 보전 등과 관련된 조건이 민간에 지나치게 불리하게 설계 돼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과반의 지분을 가져가는 구도가 민간 중심으로 재정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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