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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도 운동하는 이유? 재밌으니까요"

MBN '뛰어야 산다' 감독맡은
이영표 前국가대표 축구 선수
축구에서 배우는 '나이스패스'
나보다 우리라는 의식 가르쳐
재미와 경쟁 공존하는 스포츠
청소년기에 접할 기회 늘려야
공동체 배우고 정신건강 도움
아침 루틴은 주 5회 10㎞ 러닝
운동 통해 체력 끌어올리려면
몸 쉴 수 있게 충분한회복 중요

  • 기사입력:2025.06.10 16:11:39
  • 최종수정:2025.06.10 16: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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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때는 패배를 인정하면 프로 선수의 생명력이 끝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도 승패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패배를 인정하고 웃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통산 A매치 127경기 출전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이영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선수 생활 27년, 은퇴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수'라는 호칭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달 2일 이영표 선수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이영표 선수는 은퇴 후 축구 해설위원부터 다양한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수 및 팀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MBN '뛰어야 산다'에서 초보 러너들을 지도하는 감독을 맡았다.

극한의 훈련과 운동으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채워온 만큼 운동이라면 치가 떨릴 법도 한데 이영표 선수는 여전히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 5회, 10㎞ 러닝이 그의 아침 루틴이다. 대회가 있거나 팀 훈련이 있는 날에는 운동량이 더 많다. 그는 은퇴 후에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재미와 경쟁이 공존하는 스포츠 안에서 공동체를 배울 수 있는 것, 이것이 이영표 선수가 강조하는 스포츠의 가치다.

그는 축구의 '나이스 패스'를 예로 들며 스포츠가 '나보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르치는 학교라고 표현한다. 공을 주는 사람은 동료의 움직임을, 받는 사람은 패서의 의도를 읽어야 '나이스 패스'가 완성되듯, 스포츠는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고 배려하는 훈련을 일상적으로 제공한다. 이런 경험이 사회생활 속 공감 능력과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레 길러준다는 것. 이영표 선수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동료가 부진하면 팀은 진다. 경쟁 속에서도 동료의 골에 먼저 달려가 안아줄 수 있는 이유다. 공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읽어야 완성되는 '나이스 패스'처럼 상대 시선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공동체 의식은 스포츠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인에 대한 시기와 질투,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는 현대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스포츠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이기는 즐거움에만 매몰되지 않고 땀 흘린 과정을 존중하며, 상대의 선전에 기꺼이 박수를 칠 때 비로소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또 개인의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스포츠는 필수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학업 또는 업무를 끝낸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운동을 한다. 하지만 그 반대가 돼야 한다는 것. 그는 "현재 우리는 경쟁 사회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와 불안에 사로잡혀 살아가고 있다. 이를 해결해주는 것은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육체의 고통을 인내하며 생각이 깊어지고, 운동 후 분비되는 기분 좋은 호르몬이 우울감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스포츠를 '정신 건강의 천연 치료제'라고 정의했다.

진정한 스포츠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청소년 시절부터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교육 기회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온전히 즐기기는 힘들다. 이영표 선수는 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며 어린 시절 학교에서 스포츠의 매력을 경험하도록 돕는 일은 건강한 성인과 성숙한 시민을 양성하는 사회적 투자라고 못 박았다. 이영표 선수는 "문화, 체육 등 분야에 사용하는 국가 예산은 전체의 1% 정도로, 체육만 따지면 0.5%도 쓰지 않는 것"이라며 "체육을 국력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스포츠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강 증진을 넘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운동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마라톤 풀코스를 넘어 100㎞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대회도 참가 신청이 어려울 정도다. 이영표 선수는 과거 히딩크 감독에게 체득한 회복 원칙을 설명하며, 이들에게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운동을 통해 체력이 증진되는 것은 충분한 회복이 동반됐을 때 가능하다. 격렬한 운동을 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체력은 이전보다 한 단계 올라간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체력과 운동력의 성장을 체감하면서 스포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휴식 없이 운동을 지속하면 오히려 체력은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이영표 선수는 "휴식 없는 훈련은 체력 그래프를 아래로 떨어뜨린다"며 "타인과 비교해 체력을 소진하지 말고 어제의 나 자신과 경쟁하며 성장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면 충분히 행복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인구가 많아지면서 운동 효과를 높이고 빠른 회복에 도움을 주는 보조식품을 챙겨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영표 선수는 이들을 위한 '고함량 아미노산' 에너지젤 제품 개발도 일동후디스와 함께했다. 이영표 선수는 "고함량 아미노산은 20분 안에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오기 전에 보충해주면 부스터 역할뿐만 아니라 근육경련도 예방할 수 있다"며 "감독을 맡고 있는 팀 훈련 날에는 선수들이 먼저 하이뮨 아미노포텐을 찾을 만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 / 사진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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