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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보톡스 전쟁' 2막 … 휴젤-대웅-메디톡스, 글로벌 시장 정조준

대웅, 신제품 임상3상 승인
1위 휴젤도 라인업 다변화
메디톡스 새 톡신 제제 발표
GC녹십자·종근당도 도전

  • 김지희
  • 기사입력:2025.06.10 16:11:25
  • 최종수정:2025.06.10 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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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가운데 '빅3'에 속하는 대웅제약이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낸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기존 제품 '나보타'에 새로운 브랜드를 더해 보톡스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K미용성형 시장은 휴젤과 대웅제약, 메디톡스 등 빅3와 GC녹십자그룹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새로운 보툴리눔 톡신 후보물질 DWP712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기존 나보타와 동일한 중등증 또는 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을 적응증으로 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신규 톡신 제품에는 새롭게 개발된 원액 공정이 접목됐다"며 "새로운 톡신 브랜드를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2020년 미국에서 도입한 홀A하이퍼 보툴리눔 균주를 기반으로 DWP712를 개발 중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시 균주 분쟁 중이던 대웅제약은 다양한 유형의 균주 확보로 톡신 제품을 개발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신규 톡신 제품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나보타가 홀로 이끌고 있는 대웅제약의 톡신 사업에도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나보타는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26.8% 증가한 매출 1864억원을 올렸다. 특히 매출 중 84%가 해외에서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나보타는 세계 최대 보톡스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13%를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1위 자리를 수성해야 하는 휴젤도 보톡스 라인업 다변화에 나섰다. 휴젤은 보유 중인 A타입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에 이어 지난해 E타입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개발에 착수했다. E타입 톡신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사례가 없어 상업화에 성공하면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A타입 톡신은 효과가 투여 3~7일 후 서서히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지속된다. 이에 반해 E타입 톡신은 투여 후 24시간 내 효과가 빠르게 발현되며 약효는 4주간 유지된다. 보다 빠른 효과를 원하는 소비층을 대상으로 신규 수요 창출이 가능한 셈이다. 또 수술 전후 통증 완화, 가려움증 및 상처 치료 등 효과가 입증돼 미용을 넘어 치료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도 기대된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이노톡스, 코어톡스에 더해 계열사 뉴메코가 개발한 뉴럭스까지 총 4종의 톡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2023년 가세한 뉴럭스는 원액 생산 과정에서 동물유래성분을 배제해 안전성을 높이고 비화학적 처리 공정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는 등 메디톡스의 톡신 노하우가 집약됐다.

여기에 더해 메디톡스는 올해 초 프리필드시린지(PFS) 형태로 시술 편의성과 정확성을 높인 'PF30'과 유전자 재조합 톡신 제제 'MT951' 개발 현황을 공개하며 추가 포트폴리오 확장을 예고했다. MT951은 비임상에서 타사 제품 대비 30% 긴 지속효과를 보여 장기 지속형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톡신 제품은 분자량별로 환자들의 시술 체감 효과가 다른 데다 가격대별로 수요층이 달라 업체마다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들 3사 외에 휴온스그룹에서 에스테틱 사업을 맡고 있는 휴온스바이오파마도 보툴리눔 톡신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의 보툴리눔 톡신 '리즈톡스'(수출명 휴톡스)는 2019년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특히 휴온스바이오파마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휴온스바이오파마 수출액은 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급증했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35%를 넘긴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신청한 휴톡스의 중국 품목허가가 승인되면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추세는 보톡스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본 후발주자들의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올해 초 GC녹십자그룹이 자회사인 녹십자웰빙을 통해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톡신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니바이오는 2023년 식약처로부터 톡신 제제 '이니보'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니보는 지난 3월 중국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하며 중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도 올해 초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 '티엠버스'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충북 오송에 연간 200만바이알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용 생산시설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국제약이 지난해 3월 허가를 받은 한국비엔씨의 톡신 제제 '비에녹스주'를 국내에 출시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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