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빌리어드뉴스 MK빌리어드뉴스 로고

‘나만 봄이 싫은건가’ 괜히 안좋아지던 기분… 알고보니 이것일 수도

  • 김지윤
  • 기사입력:2025.04.18 16:23:36
  • 최종수정:2025.04.18 16:23:36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사진출처 = 챗GPT]
[사진출처 = 챗GPT]

봄이 찾아오면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감정 기복이 커지며 우울감이 심화되는 현상을 뜻하는 ‘스프링 피크’에 대한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17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봄철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자살률이 증가하는 현상을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부른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뀔 때는 일조량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분과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이때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우울감이 악화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겨울이 가장 우울한 계절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봄철 자살률이 더 높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살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월별 자살 사망자 수는 봄(3~5월)이 겨울(12~2월)보다 2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우울증 환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봄철 등에 주로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에 대해서도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절성 우울장애는 특정 시기에 우울감이 몰려왔다가 자연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만성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햇볕을 자주 쬐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봄철 우울증은 겨울철 우울증과 양상이 다르다. 겨울엔 잠이 많아지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두드러지는 반면, 봄에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매사에 흥미를 잃고 피로감이 지속되거나 하루 종일 우울감에 시달려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수면 장애가 동반돼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고 지나친 죄책감 등 부정적 사고나 자살 충동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에는 입학, 졸업, 취업, 인사이동 같은 삶의 변화가 많아지는 시기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좋은 소식들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우울감이 심화될 수 있다.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재발 방지 치료가 핵심이다. 증상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급성기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만약 증상이 나아졌다고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교수는 “우울증은 재발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무엇보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신뢰하고 치료 계획을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치료 후에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믿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