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개방성이 확대되면 더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겁니다. 유튜브가 나왔을 때처럼요."
유튜브 20주년을 맞아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스티브 첸 유튜브 공동 창립자는 현재의 글로벌 AI 경쟁을 유튜브 등장 당시와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2005년 2월 14일 페이팔에서 함께 근무하던 채드 헐리, 자베드 카림과 함께 시작한 유튜브는 오늘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7억명의 초대형 플랫폼이 됐다. 전 세계 이용자들은 매일 10억시간 이상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무엇이 이런 거대한 성공을 가능하게 했을까. 첸 공동 창립자가 꼽은 유튜브의 핵심 성공 비결은 개방성이다.
2005년 당시 콘텐츠 제작은 방송국이나 대형 미디어 기업 등 소수만의 영역이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영상이든 사용자가 원하면 업로드할 수 있는 유튜브라는 획기적인 플랫폼이 나타났다. 이 같은 개방성은 미디어 환경을 뿌리째 바꿨다.
첸 공동 창립자는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 방식"이라며 "이제는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제작·공유할 수 있는, 모두가 '창작자'인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AI 경쟁에서도 개방성이라는 유튜브의 성공 비결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시장의 개방성이 혁신을 이끌고, 결국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첸 공동 창립자는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만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AI 모델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딥시크가 오픈소스에 기반한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딥시크가 해낸 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약 600만달러(87억4000만원)란 적은 예산으로 오픈AI가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한 비용의 11분의 1 수준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굉장히 놀랍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더 투입하고 많은 기계를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 영리하고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의 혁신에 AI의 기여가 상당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추천 알고리즘, 연관 영상 추천, 맞춤형 콘텐츠 제공 측면에서 AI가 오랫동안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관련 영상을 찾아가며 연달아 시청하는 것이 유튜브의 본질적인 경험이 됐으며,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이 유튜브를 더욱 몰입도 높은 플랫폼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첸 공동 창립자는 생성형 AI 시대에 큰 문제로 '환각(hallucination)'을 뽑으며 그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데이터에 기반해 학습하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하지 않는다"며 "유튜브와 같이 이도 결국 사용자가 진위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간이 팩트 체크를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엑스(X)에는 대부분 인간이 직접 작성한 게시물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시물이 사실인 건 아니다"며 "AI든 인간이든 100% 진실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뉴스가 어느 정도 편집되고 검증된 상태에서 제공됐지만, 이제는 모든 정보가 검증 없이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점점 더 많이 추천하며 특정 관점이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첸 공동 창립자와의 인터뷰 영상은 14일 MBN 뉴스7에서 공개된다.
[유승오 MBN 기자 / 안선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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