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다수의 주총장에서 이 같은 트렌드가 우후죽순 나올 것으로 보인다. CEO나 감사위원 선임, 회사의 중요한 안건 등을 놓고 주주끼리 표 대결로 승부를 가리는 주총 트렌드가 굳어질 거란 얘기다.
최근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따져 투자하는 ESG 펀드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업이 직원과 주주, 환경 등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꼼꼼히 살펴 이를 고려한 투자를 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ESG 분야에서 뒤처지는 기업은 주총 등에서 잡음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나머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증시가 변덕을 부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ESG 각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만 모아놓은 ESG 펀드에 투자하면 이론적으로 증시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증시가 미리 예상하지 못한 돌발악재에 직면할 위험이 크게 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디젤게이트'를 일으켜 단기 주가가 폭락했던 폭스바겐 사례가 재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축으로 정유·화학 비중이 높은 ESG 펀드에 베팅하고 싶은 투자자는 ABL기업가치향상장기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19.16%로 가장 높고 에쓰오일(2.78%), LG화학(2.78%), SK이노베이션(2.09%) 등을 두루 편입한 게 특징이다. 삼성착한책임투자펀드는 국내 주요 그룹 핵심 계열사 주식을 두루 담은 펀드다. 삼성전자 비중이 20.8%, (주)SK 비중이 3.34%다. SK하이닉스(3.28%), SK이노베이션(2.64%), 현대모비스(2.82%) 비중도 높다.
수수료를 절감하고 싶은 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도 ESG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이FOCUS ESG 리더스150 ETF와 한화ARIRANG ESG 우수기업 ETF가 대표적이다. 하이FOCUS ESG 리더스150 ETF는 KB금융, 신세계, LG생활건강, 삼성엔지니어링, SK, 삼성물산 등 기업에 2% 미만 비중을 실어 고르게 투자해놨다. 한화ARIRANG ESG 우수기업 ETF는 현대차 한국전력 한국타이어 SK텔레콤 KSS해운과 SK하이닉스 KT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ESG 펀드가 기존 코스피 우량주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는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다수의 ESG 펀드는 삼성전자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편입해 펀드 수익률이 삼성전자 주가 움직임에 크게 연동되는 상황이다.
ESG 관련한 투자를 위해 해외펀드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다만 다수의 ESG 관련 해외 펀드는 ESG 3개 요소 중 환경(E) 측면에만 특화했다는 한계가 있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 키움퓨처에너지펀드, ABL글로벌에코테크펀드 등이 연초 대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키움퓨처에너지펀드는 미국 태양광 업체인 퍼스트솔라(First Solar),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인 보리협흠에너지(GCL), 독일 지멘스 풍력발전 부문과 스페인 업체 가메사가 합병한 지멘스가메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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